"일선 경찰이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뛰어왔다."

이명박 대통령은 31일 일산 초등학생 납치미수 사건이 발생한 경기 일산경찰서를 전격 방문,경찰들의 안일한 일처리를 꾸짖었다.

용의자 이씨가 경찰에 검거되기 여섯 시간쯤 전인 오후 2시40분께였다.

말 없이 굳은 표정으로 경찰서에 들어선 이 대통령은 이기태 일산경찰서장으로부터 사건 경위와 수사 상황을 보고받은 후 "경찰이 '폭행 사건'으로 처리했는데 어린 아이에게 폭행을 목적으로 했겠느냐.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어린 여자아이에게 한 것을 폭행 사건으로 다뤘다는 것은 그것이 별일이 아니니까 그것으로 간단히 끝내려는 일선 경찰의 (안일한) 조치"라고 강도 높게 질책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경찰이 유괴 사건을 철저히하자고 한 그날 이런 일이 있었다.일선 경찰이 너무 해이해져 있다"며 "사건만 생기면 피해를 입고 사후 약방문 식으로 처리한다"고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그런 사건이 폭행 사건으로 끝나 버리고…미수에 그쳤기에 다행이지 더 (큰일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며 "일선 경찰이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뛰어왔다"고 역정을 냈다.

그는 "(경찰이) 이제 와서 분주하게 (수사)하는데 아무튼 범인을 빨리 잡으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부실 수사 의혹과 관련된 경찰관들을 중징계키로 했다.

경찰청은 이날 이번 사건을 담당한 일산경찰서 형사과장과 대화지구대장 등 6명을 직위 해제하고 일산경찰서장과 경기지방경찰청장에 대해서는 서면 경고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6일 A양(10) 납치미수 사건을 신고받은 일산 대화지구대는 CCTV 화면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단순폭행 사건으로 처리하는 등 부실 수사로 일관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박수진/오진우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