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증권사 인수ㆍ합병(M&A)을 통한 현지 진출을 적극 검토하겠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해외시장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유 사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세계화' 전략을 추진해 왔다. 싱가폴 현지 법인은 영업개시를 목전에 두고 있고 베트남 법인도 오는 9월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 사무소도 연내 열 계획이다.

유 사장은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직접 시장 진출과 함께 현지 증권사의 M&A도 다각도로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규모가 작은 곳은 직접 진출보다 현지 회사 인수가 효율적일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동의 오일머니 유치에도 힘을 쏟는다는 방안이다. 유 사장은 "이슬람 교리 샤리아에 맞는 상품을 개발해 이슬람권의 자본을 유치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이슬람 금융 전문가를 꾸준히 영입하고 현지 금융기관과 협업 체계도 갖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해외사업을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인도차이나 허브 △중국ㆍ홍콩을 중심으로 한 그레이트 차이나 허브 △싱가폴ㆍ말레이시아ㆍ인도네시아가 주축인 동남아 허브 △러시아 허브 등 4대 금융허브로 나눠 해외 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유 사장은 "올해는 불확실한 금융환경에 대비해 성장과 내실의 균형 발전을 추구해 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강화, IB 사업 역량 극대화, 세계화를 위한 체계적 준비 등의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최근 국내 증권업계의 온라인 위탁 수수료율 인하 움직임과 관련해 유 사장은 "다른 증권사들이 공격적으로 나온다면 이에 대응할 수 있다"며 추가적인 수수료율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의 수수료율은 업계 최저수준인 0.024%이다.

그는 "브로커리지 부문은 앞으로 시장 규모가 커져도 이익이 많이 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며 수수료율 인하 경쟁이 향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