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1일 "이명박 정부 5년간 꾸준히 통신요금 인하 작업을 벌여나갈 것"이라며 "대통령이 공약한 '임기 내 통신요금 20% 인하'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방송과 통신이 선진화돼 국가 성장동력이 되도록 하는 것과 문화적으로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정책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 언론에 편파 왜곡 과잉이라는 말들이 쓰이지 않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개인적인 소망"이라고 밝혔다.

"혹시라도 외풍이 있다면 온몸으로 막아 그런 일이 빚어지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위원장은 신문과 방송의 겸영 허용,공영방송의 민영화,다른 부처와의 업무영역 갈등 문제 등에 대해서는 "위원회의 조직이 완성되고 법령 제정 등의 절차가 다 마무리되면 상당기간 깊이 있는 토의를 거쳐 결론을 도출하고 국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결정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개인적인 소회도 털어놨다.

간담회를 시작하자마자 "나이 일흔을 넘으니까 마음에 와닿는 생각이 많아진다.

몇 년 전부터 눈 감고 생각하는 단어 몇 개가 있다"며 하나씩 화두를 던지듯 쏟아냈다.

먼저 '내명(內明)'이라는 말부터 꺼냈다.

겉으로는 어리숙하나 속은 슬기롭다는 뜻으로 복잡하게 얽힌 이해당사자들의 말을 귀담아듣고 신중하게 정책결정을 내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귀가 부드러워진다는 '이순(耳順)'도 최 위원장이 머리에 담은 화두다.

그는 "지천명도 어려운데 이거 잘못된 거 아닌가 생각했다"며 "일흔을 넘어서니 역시 공자는 공자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또 "사슴은 먹이를 발견하면 혼자 먹지 않고 울어 동료들을 불러모아 함께 먹는다는 '녹명(鹿鳴)'이라는 말이 있듯 나도 그런 울림을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며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 요즘 내 화두요,생각의 전체"라고 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