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1~3월) 글로벌 증시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신용경색 위기로 주식형 펀드에서 약 1000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오며 고달픈 시기를 보냈다.

펀드에서 빠져나온 글로벌 유동성은 단기자금 운용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머무르면서 투자 대상을 물색하는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 세계 증시의 시가총액이 작년 말 60조6929억달러에서 지난달 말 56조9466억달러로 1분기에 3조7463억달러가 날아간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세계 주요 국가 증시도 같은 기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내며 쓴맛을 봤다.

미국 다우지수는 지난달 31일 12,262.89로 마감되며 석 달 동안 7.5% 떨어져 2002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영국과 프랑스 증시도 1분기에 각각 12.2%,13.5% 하락하는 등 유럽 시장도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급락세를 보였다.

중동 금융시장의 중심지인 사우디아라비아(-18.2%)도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세계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이머징마켓(신흥시장) 국가들도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지난달 31일 516.85에 마감된 베트남 비나지수는 1분기 하락폭이 44.2%로 주요 이머징마켓 가운데 최악의 성적을 냈다.

베이징올림픽 특수를 기대했던 중국의 상하이 증시도 지지선이었던 3500선이 깨지며 1~3월 석 달 동안 무려 33.9% 빠졌다.

다만 브라질과 러시아가 각각 4.5%,10.3%의 낙폭을 보이며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만 증시는 정권 교체에 따른 중국과의 관계 개선 기대감과 정보기술(IT) 산업을 중심으로 한 매수세로 0.78% 소폭 상승했다.

그동안 고수익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던 헤지펀드들도 글로벌 시장 약세 앞에선 맥을 못 췄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미국 시카고의 헤지펀드 조사기관인 헤지펀드리서치(HFR)가 집계한 HFRX지수가 지난달 2.4% 하락해 19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 이후 10년 만에 최대 월간 하락률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자산규모가 30억달러인 헤지펀드 런던 엔데버캐피털의 경우 지난달 자산가치가 34% 폭락했고,LTCM의 공동 창립자 존 메리웨더가 운용하는 헤지펀드도 자산 잠식률이 28%에 달했다.

한편 일각에선 △미국 금리인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자금 공급 △유럽과 일본 중앙은행의 공조 등으로 2조달러 이상의 유동성이 풀렸으며 전세계 MMF에 예치돼있는 돈도 3조5000억달러에 달해 유동성 장세 여건이 성숙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