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값 곤두박질 … 투자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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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 가격이 곤두박질치자 뒤늦게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지난해 31%나 급등한 데 이어 지난달 18일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1000달러를 훌쩍 넘기며 대안 투자처로 각광받던 금이 순식간에 온스당 800달러대로 추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2월부터 금에 돈을 묻었던 투자자는 원금 손실까지 입고 있는 상황이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선 6월 인도분 금 가격이 3.7% 떨어지며 온스당 887.8달러를 기록,지난 2월13일 이후 처음으로 9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인해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 떠난 자금이 금 시장에 몰리며 금값은 3월17일 장중 한때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1033.90달러를 찍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고 증시도 상승세를 타면서 돈이 금 등 상품 투자에서 빠져나가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에 대한 투기적 매수 포지션이 이날 하루 만에 8.5%나 청산돼 올 들어 최저 수준으로 축소됐다고 보도했다.
금은 약달러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주로 활용돼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증시가 상승하면 금값은 하락한다.
이에 따라 골드뱅킹 등 금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울상이 됐다.
특히 2월부터 투자한 사람들은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대표적인 골드뱅킹 상품인 신한은행 골드리슈 가격은 올 1월2일 g당 2만5145원에서 3월18일 g당 3만2932원까지 급등했으나 이후 추락해 이날 현재 2만8062원으로 떨어졌다.
즉 1월 초에 가입했다면 지난달 18일엔 수익률이 30.9%였지만 현재는 11.6%로 낮아진 것이다.
특히 2월 초에 투자했다면 현재 수익률은 -0.02%,3월 초에 가입했다면 -4.7%로 원금 손실이 난 상태다.
3월18일에 금을 샀을 경우 수익률은 -14.7%로 떨어진다.
올 들어 금 투자가 각광 받으면서 신한은행 골드뱅킹을 통한 누적 투자량은 1월2일 5931㎏에서 3월18일 9444㎏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한 상태다.
유태원 삼성선물 과장은 "미국 경기 악재와 미 달러 약세가 일단락되면서 대안투자 매력이 반감한 데다 그동안 급등한 데 따른 기술적 조정 시그널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 전문가들은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이뤄진 투자라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 시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상황이 급변하자 지난달 골드뱅킹 상품을 판매하려고 전산 개발까지 마쳤던 국민은행은 판매 계획을 연기했다.
김현석/서기열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