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제천전력관리처가 강원 인제지역에 154kv 송전철탑 건설을 추진하자 3개 마을 주민들이 총선을 거부키로 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3일 제천전력관리처에 따르면 양양∼인제 44.976㎞ 구간에 154㎸ 송전철탑 125기를 설치하기 위해 관련 절차를 거쳐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송전탑을 지나는 지역 주민들은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노선 변경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가리산리, 덕적리, 하추리 등의 주민 500여 명은 오는 9일 치러지는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보이면서 서명운동을 시작하는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주민들은 "덕적리의 경우 93가구 중 87가구가 고압선과 500m 이내에 위치해 수차례 노선 변경을 요구해 왔지만 들어주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총선투표를 거부하며 그 의지를 대외적으로 표명하는 결의서를 채택했다"고 말했다.

심광섭 한국환경운동본부 인제지회장은 "2002년 계획을 세운 뒤 송전탑 공사를 진행하면서도 지역 주민에게는 지난 해 12월 공사 내용을 알린 것은 주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특히 송전탑 인근으로 설악산 국립공원이 있어 환경피해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한전 측은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천전력관리처 관계자는 "지난 해 말 주민들과 공청회를 하는 등 이미 4년 전부터 공사 추진을 위한 관련 절차를 밟아왔다"며 "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최대한 마찰을 줄여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인제군의회 등은 지난 3월 송전탑 설치를 반대하는 건의문을 채택한 데 이어 인제군수를 비롯해 군의원들이 제천전력관리처를 방문해 주민들의 의견을 전달했다.

(인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ha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