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이베이가 최근 새로운 사령탑을 맞이했다.

미국 닷컴 시장을 호령했던 멕 휘트먼 최고경영자(CEO)의 후임자는 존 도너휴 마켓플레이스 부문 사장(47).경영컨설턴트 출신인 그가 이베이에 들어온 것은 불과 3년 전이다.

직원 30명에 불과했던 이베이를 10년 만에 1만5000명의 공룡으로 키워낸 휘트먼의 전설을 그가 이어갈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도너휴 신임CEO는 베인앤컴퍼니에서 함께 근무했던 휘트먼이 직접 영입한 인물이다.

키 190㎝가 넘는 장신으로 농구선수라는 이색 경력도 갖고 있다.

휘트먼의 신임 아래 그는 이베이의 매출 70%를 차지하는 온라인 판매 사업을 담당해왔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인터넷기업 간 경쟁을 선두에서 헤쳐왔지만 최근 상황은 녹록지 못했다.

연간 세 자릿수의 매출 성장세를 자랑하던 이베이는 최근 몇 년간 30%대 성장에 머무르고 있다.

이베이의 특징인 경매 시스템도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보다 싸고 간편한 정가 판매에 소비자들이 끌리면서 아마존 등 경쟁업체에 시장을 뺏기고 있기 때문.

판매자들을 중심으로 최근 일고 있는 '앤티 이베이' 흐름도 부담이다.

올 들어 도너휴는 더 많은 물품을 인터넷에 게시할 수 있도록 판매자들의 물품 게시 수수료를 깎은 대신 판매수수료를 올리기로 했다.

판매자들은 새로운 수수료 규정이 판매 수익을 떨어뜨린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경매에 물건을 내놓길 거부하는 판매자들이 늘면서 매출 확대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이베이 측은 올해 매출증가율을 애널리스트 전망치 17%보다 낮은 15% 수준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0월 40달러 선까지 올랐던 이베이의 주가는 지난 2일 31.76달러로 떨어졌다.

도너휴는 컨설턴트 출신답게 실용주의적 전략을 우선시하고 있다.

현재 이베이 사이트에서 경매를 통하지 않고 정가로 '즉시 구입(Buy It Now)'하는 비중은 매출의 40% 정도다.

이 정가 판매 부문을 활성화해 경쟁 회사로부터 시장을 탈환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인터넷 첫 화면에서 소비자들이 경매와 정가 시장을 손쉽게 선택하도록 하고,제품 모델과 가격 등 카테고리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자회사인 페이팔의 온라인 지불결제,스카이프의 인터넷 전화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것도 과제로 꼽고 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