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경제 붕괴 이후 침체 늪에 빠져 있던 일본 미술품 시장이 20여년 만에 살아나며 버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가 최신호(4월5일자)에서 보도했다.

경매 시장에서 낙찰된 미술품의 평균 가격은 40만~50만엔 선으로 버블기 정점 때의 20%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미술품 경매 시장 규모는 지난해 23% 증가해 200억엔(약 19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거품경제가 정점이던 1990년의 60억엔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미술품 붐을 몰고온 주역은 외국인들이다.

신와아트옥션의 경우 낙찰자의 60%가 외국인으로 일본인(40%)보다 훨씬 많았다.

특히 외국인의 80% 정도가 한국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부유층들로 조사됐다.

1980년대 미술품 시장의 버블을 불러온 주인공이 일본 대기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이들 큰손은 고미술품보다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쿠사마 야요이 등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선호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장기 불황기를 지나면서 일본 미술품 가격이 크게 떨어져 돈 많은 외국인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술품 전문 경매업체들도 미술품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일본 최초의 인터넷 경매 사이트인 '세리즈' 등이 만들어져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