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어린이 납치미수 사건 등 아동 대상 범죄로 자녀의 안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당신의 자녀를 납치했다"고 협박해 몸값을 요구하는 '보이스 피싱' 범죄가 덩달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은평구에 사는 A씨는 "당신의 아들을 데리고 있으니 몸값 2000만원을 보내라"는 전화를 받았다.

"살려 달라"는 아이 목소리까지 들려 줬다.

A씨는 휴대전화를 연결한 채 은행으로 이동하던 중 만난 순찰차에 '아이가 납치됐다'는 쪽지를 적어 건넸다.

다행히 이를 본 경찰이 A씨 부부를 따라가 아이가 다니는 학교를 알아 내고 해당 학교에 전화해 아이가 별 일 없이 수업을 듣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지난 1일 강남의 B씨도 "당신 아들을 납치했다"며 "예금계좌 번호와 비밀번호를 대라"는 전화를 받았다.

범인은 B씨의 휴대전화 번호를 물은 뒤 휴대전화로도 전화해 B씨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도록 했지만 마침 B씨 집을 방문했던 이웃이 아들의 안전을 확인해 줘 사기를 당하지 않을 수 있었다.

경찰은 "최근 범죄는 부모에게 휴대전화와 집 전화로 동시에 전화를 걸어 아예 자녀의 안전을 확인하거나 경찰에 신고할 틈도 주지 않아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며 "자녀 납치 협박 전화가 걸려 오면 섣불리 돈을 송금하거나 비밀번호를 알려 주지 말고 침착하게 경찰에 알려 달라"고 당부했다.

오진우 기자 doc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