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총선에 출마한 MB맨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선거 초반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임을 내세우며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였던 MB맨들 다수가 생존을 장담하지 못할 정도로 수세에 몰린 것이다.

일부 후보들은 아예 명함에서 이 대통령의 이름과 사진을 빼는 등 'MB맨'이라는 꼬리표가 훈장에서 멍에로 바뀐 모양새다.

'킹 메이커'로 여권 내 실세인 이재오 의원은 자신이 3선을 했던 서울 은평을에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에게 15%포인트나 밀리며 맥을 못추고 있다.

문 대표가 내세우는 '대운하 저지론'과 이 의원에게 쏟아진 '공천갈등 책임론'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 탓이다.

이 대통령의 팬클럽 MB연대 대표를 지낸 박명환 변호사도 서울 광진을에서 추미애 민주당 후보에게 10%포인트 이상 밀리고 있다.

지난달 초 이 대통령이 첫 민생현장 방문지로 자양동 골목시장에 다녀갔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이명박 경선캠프 대변인 출신의 진수희 후보(성동갑)와 인수위 부대변인을 지낸 강승규 후보(마포갑)도 민주당의 최재천,노웅래 후보와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권에서는 총선이 '이명박 대 박근혜'의 대리전 양상을 띠면서 MB맨들이 고전하고 있다.

대선 당시 한반도 대운하 추진단장을 맡았던 박승환 후보는 부산 금정에서 친박 계열인 무소속 김세연 후보에게 10%포인트 이상 뒤지고 있다.

이명박 대선 캠프 대변인 출신의 박형준 의원(부산 수영)도 무소속 유재중 후보와 접전 중이다.

이방호 사무총장도 경남 사천에서 박사모의 지지를 받고 있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5%포인트 차의 추격을 허용해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다만 공천 파동의 진원지로 지목받아 사퇴압박을 받았던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국회부의장(포항 남-울릉)과 정두언 의원(서울 서대문을)은 확고한 1위를 지키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