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수익내기 시작한 일본펀드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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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 '이머징마켓(신흥시장) 펀드'들이 두자릿수의 수익률을 기록할 때 거꾸로 움직이는 펀드가 있었다. 이 펀드는 올초 글로벌 주식시장이 신용위기 우려로 곤두박질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락 대열에 참여했다. 바로 일본 펀드다.
그랬던 일본 펀드가 지금은 조금씩 수익을 내고 있다. 일본 주식형펀드의 경우 지난주 0~3%의 수익을 올렸다. 일본 리츠 펀드는 2~5%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어 웬만한 이머징 시장 펀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수익률이 개선되면서 일본펀드 투자자들의 고민은 이제 시작됐다. 혹시나 대세상승으로 접어드는 일본 펀드를 괜히 중간에 손절매해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전문가들은 일본 펀드에 대해 주식형펀드와 리츠펀드로 나눠 다른 투자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주식형펀드는 궁극적으로 손절매 대상이지만 리츠펀드는 올 하반기까진 상승 여력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좀 더 묻어둘 것을 권장하는 분위기다.
일단 주식형펀드에 대해선 전문가들 대부분이 비관적인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삼성증권 김태훈 연구원은 "지난해 유망한 선진시장이라는 기대로 투자한 일본펀드들의 1년 투자수익률이 대부분 20% 정도의 손실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환매를 고려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며 "그러나 일본 소비심리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데다 정치적 불안과 엔화 강세마저 겹치며 일본 증시를 앞으로도 더욱 압박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신긍호 자산관리컨설팅부장도 "이머징 시장 기업들의 성장률이 12%대라고 하면 일본 기업들의 성장률은 3% 수준에 불과하다"며 "일본 주식형펀드가 이머징 펀드보다 높은 수익을 내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환헤지 여부에 따라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일본 주식형펀드에 대해 환헤지를 하지 않는 투자자는 최근 엔·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펀드 손실률이 줄어든 만큼 일본펀드를 환매해 비중을 낮추는 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반면 헤지를 한 투자자는 더 오랜 기간을 지켜보며 반등 때마다 조금씩 줄여나가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리츠펀드를 보유한 투자자는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하며 최소 연말까지 보유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신 부장은 "리츠펀드는 2004년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연 20% 이상의 수익률을 내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인 뒤 작년 하반기부터는 거품이 해소되며 펀드가치가 제자리를 찾아갔다"며 "특히 올초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과도하게 떨어져 배당수익률만 5%대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배당수익률은 임대수입을 리츠펀드 가격으로 나눈 비율이다.
배당수익률 5%에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한 자산가격 상승률을 4~5%로 보면 9~10%의 기대수익률이 가능하다는 것이 신 부장의 계산이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