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바닥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약 달러 추세도 종착역에 이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미국 달러 가치가 유로에 대해 25%가량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 보고서를 내놨다.

젠스 노르디빅 골드만삭스 환율 전략가는 "저평가된 달러 가치가 오름세로 돌아설 경우 대세 상승 흐름을 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달러가 반짝 랠리를 펼친 뒤 다시 추락했던 2005년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일단 반등장세가 시작될 경우 수년간 계속되는 달러 강세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 가치는 지난 6년간 대세 하락기를 겪었다.

올 들어서도 1분기 중 달러 가치는 유로에 대해 사상 최저치 경신 행진을 거듭하며 7.5%나 하락했다.

일본 엔화에 대해선 10.5%나 추락했다.

1999년 3분기(12.3% 하락) 이후 8년여 만에 최대 낙폭이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도 3.22% 하락했다.

하지만 2분기가 시작되면서 외환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유로당 1.6달러선 돌파를 목전에 뒀던 유로ㆍ달러 환율은 지난 1일엔 1.5609달러로 급락했다.

달러 가치가 급등한 것이다.

이어 3일(현지시간) 유럽 외환시장에서 유로ㆍ달러 환율은 유럽 은행들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관련 부실자산 상각 규모가 늘어나는 가운데 시장의 예상치를 밑돈 유로존 소매판매 실적이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면서 1.5511달러까지 하락(달러가치 상승)했다.

한때 달러당 96엔선 수준까지 밀렸던 엔화 환율도 102엔선을 넘어섰다.

그러나 최근 달러 가치 강세는 일시적 현상이란 견해도 만만치 않다.

머크하드커런시의 악셀 머크 매니저는 "구조적으로 달러가 이전보다 견고한 기초체력을 갖췄다고 보긴 어렵다"며 "달러 가치 상승세는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