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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가 있는 갤러리] 신달자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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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나운 소 한 마리 몰고

    여기까지 왔다

    소몰이 끈이 너덜너덜 닳았다

    골짝마다 난장 쳤다

    손목 휘어지도록 잡아끌고 왔다

    뿔이 허공을 치받을 때마다

    뼈가 패었다

    마음의 뿌리가 잘린 채 다 드러났다

    징그럽게 뒤틀리고 꼬였다

    생을 패대기쳤다(…)

    쉿!

    잠들라 운명.-신달자 '소'부분



    어느날 남편이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시인이 서른다섯,막내가 세 살때다.

    23일 만에 깨어난 남편은 몸을 가누지 못했고 조울증으로 심한 폭력을 행사했다.

    자살기도를 반복하며 정신병원까지 들락거렸다.

    2000년 타계할 때까지 24년을 뒷바라지했다.

    다시 시어머니가 쓰러져 9년 동안 병상을 지켰다.

    2005년엔 자신이 유방암 수술을 받았다.

    뛰어난 감수성으로 시와 에세이를 써온 신달자 시인의 한맺힌 삶의 이력이다.

    사나운 소 같은 운명을 이제껏 몰고온 시인은 세상에 진 '빚'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펴낸 에세이 '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에서 아주 가끔 다시 아내가 되고 싶다고 털어놓는다.

    신명나게 도마질을 하고 수다를 떨면서 여보!여보! 그렇게 자꾸 남편을 부르며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 그에게 맛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에 절체절명으로 불행한 일은 없다고 했다.

    이정환 문화부장 j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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