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정책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1번을 배정받은 이성남 전 금통위원의 자리가 비어있고 강문수 이덕훈 금통위원의 임기가 20일로 끝나는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정책금리의 흐름을 바꾸는 결정이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가 불안과 경기 침체 가능성이 팽팽하게 맞서있는 상황도 정책금리 변경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가 미국에서는 심각한 고용 침체로 나타나고 한국에서도 경기가 꺾이는 모습이 점차 완연해지고 있다.

금리 변경 효과가 나타나는 데 통상 6개월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책금리 방향 자체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

이번 금통위는 따라서 향후 정책금리 방향에 대해 이성태 한은 총재가 어떤 얘기를 할 것인지에 더 많은 관심이 간다.

정부가 고용 불안 문제를 심각하게 우려하는 만큼 한은으로서도 물가 안정만 고집하기는 어렵다.

석유와 원자재 국제 가격이 최근 들어 다소 안정되고 있는 것도 금리인하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일각에서는 5월 금리인하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5월 금통위부터 정책금리 결정에 참여하게 될 강명헌 최도성 김대식 신임 금통위원이 어떤 성향을 보일 것인지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변경 여부(10일)도 한국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실시하는 국회의원 총선거는 정치권뿐만 아니라 경제정책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규제 완화와 세금 인하 등 각종 정책들을 추진하는 데 국회의 역할이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집권 여당은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호소하는 반면 야당은 정부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견제론을 펴고 있다.

이번 주 나올 경제지표로는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3월 소비자 전망조사'가 눈길을 끈다.

지난 2월 꺾였던 소비자 기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할 경우 내수경기가 본격적인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주 갑작스레 터져나온 조류 인플루엔자(AI)는 관련 농가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야기할 뿐만 아니라 닭고기 소비 감소와 가격 하락 등 이차적인 피해로 확산될 수 있다.

다른 지역으로 AI가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것과 함께 발병 원인에 대한 방역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경제부 차장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