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올해 1분기 수천억원대의 평가손실을 추가 반영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미국의 금융 위기가 계속되면서 서브프라임 관련 부채담보부채권(CDO)뿐만 아니라 회사채를 기반으로 한 CDO와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지급보증증권) 등 신용파생상품 전체에 평가손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7대 시중은행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CDO 투자에 대해 5200억원의 손실을 반영한 바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지난해 6월 개정된 신용파생상품 관련 회계규칙에 따라 올해부터 CDS를 시가평가해 손익에 반영할 계획이다.

또 미국 채권시장이 정지되면서 3월 말 현재 회사채 기반 CDO의 가격이 10~30%까지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매매 가능한 증권인 CDO에 평가손이 발생할 경우 30%가 넘으면 손익에,30% 미만일 경우 자기자본 조정에 반영해야 한다.

서브프라임 관련 CDO의 경우에도 현재 시가가 액면가의 10%대에 머무르고 있어 은행들은 추가 상각해야 하는 처지다.

신용파생상품을 가장 많이 가진 곳은 우리은행이다.

이 은행은 미국시장 관련 신용파생상품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기반의 CDO 4억9100만달러 이외에 미국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한 CDO 5억9900만달러,CDS 5억달러를 추가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 15억9000만달러 규모다.

우리은행은 1분기 중 CDS와 CDO 등에 대해 1000억원대의 손실을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계 채권평가기관(Duff & Phelps)에 용역을 맡겨 관련 손실 규모를 산정하고 있으며 오는 20일께 이를 확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리은행은 서브프라임 추가 손실 가능성을 지난 2월 말 우리금융지주 이사회에 보고했으며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도 이 같은 사정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서브프라임으로 인한 금융위기가 지속되면서 이들 자산의 시가가 떨어져 1분기에 손실로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1970억원 상당의 신용파생상품을 갖고 있으며,외환은행도 5048만달러(486억원) 상당의 CDS를 매도한 상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