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등의 여파로 상장폐지됐던 기업들이 우량한 실적을 바탕으로 화려한 주식시장 복귀를 예고하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재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진로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바탕으로 내실 있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진로의 작년 영업이익률은 20.6%로 전년(17.5%)에 비해 3.1%포인트 높아졌다.

매출액은 6694억원으로 4.4%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1380억원으로 12.2% 늘어난 결과다.

두산 소주 '처음처럼'의 약진하에서도 이익률이 더 높아진 것이다.

무리한 사업 확장의 여파로 부도가 나 2003년 상장폐지된 진로는 하이트맥주에 인수된 이후 재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대신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하고 지난 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예비심사를 접수한 상태다.

크라운제과 계열 해태제과는 작년 턴 어라운드에 성공해 관심을 모은다.

해태제과의 지난해 매출액은 527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01억원 적자에서 283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해태제과도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을 공동 대표 주간사로 선정하고 재상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벤처 1세대 메디슨도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의료기기를 만드는 메디슨은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2%,22.6% 증가한 1843억원,211억원을 기록했다.

2002년 부도가 나면서 상장폐지됐지만 4년여간의 법정관리 속에서도 꾸준히 흑자를 냈다.

2006년 법정관리가 종결되면서 우리사주조합과 칸서스자산운용 간의 경영권 분쟁이 있었지만 지난해 해결점을 찾고 재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메디슨 관계자는 "회사 가치를 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에 재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2년 상장폐지된 부산 소주업체 대선주조는 2002년 자본전액잠식 사유로 퇴출된 이후 매년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34억원,225억원을 기록했다.

신준호 롯데우유 회장은 2004년 대선주조를 인수했다가 최근 경영권과 지분을 한국금융지주 산하 사모펀드(PEF)에 매각해 10배가량의 차익을 남겼다.

다만 대선주조는 소액주주 지분이 미미해 현재로선 재상장 가능성이 높지 않다.

2003년 론스타가 인수한 뒤 자진 상장폐지시킨 극동건설도 지난해 웅진그룹에 인수된 뒤 재상장 가능성을 타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극동건설도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1.8%,4.6% 증가한 5828억원,378억원을 기록했다.

한 증권사 기업공개(IPO) 관계자는 "뼈를 깎는 회생 작업 속에서 주인이 바뀌면서 재상장 추진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며 "성공적인 재상장이 이뤄질 경우 하이트맥주나 크라운제과 웅진홀딩스 등 해당 기업 대주주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퇴출된 후 재상장한 기업은 동양강철과 JS전선 등 2개사뿐이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