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파생상품 손실 가시화…걸음마 IB에 과도한 기대가 禍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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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銀 파생상품 손실 가시화…걸음마 IB에 과도한 기대가 禍키워
시중 은행들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관련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미국발 금융 위기가 1분기에도 계속된 탓이다.
특히 지난해 대규모 손실의 원인이 됐던 서브프라임 관련 부채담보부채권(CDO) 외에 올해 1분기에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ㆍ지급보증증권)가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부도 위험이 높아지면서 CDS 스프레드가 급격히 높아진 데다 올해부터 신용파생상품 관련 회계처리 규정이 바뀌어 CDS를 시가로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은행들은 CDS를 지급 보증으로 처리,소액의 대손 충당금만을 설정해 왔다.
◆CDS 올해부터 평가손 반영
CDS는 회사채 부도가 발생할 경우 대신 갚아 주는 조건으로 수수료를 받는 파생금융상품으로 '지급 보증을 증권화한 상품'이다.
관련 회사채 부도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시장에서 가치가 매일 평가되기 때문에 시황에 따라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은행들은 지난해까지는 CDS를 '지급 보증'으로 처리해 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관련 회계규칙 개정에 따라 시가 평가를 해야 한다.
금융감독 당국이 이를 신용파생상품(단기 유가증권)으로 처리하도록 지난해 12월31일자로 파생상품 회계 규칙을 바꾼 탓이다.
미국 등 선진 금융회사들은 이미 이 같은 방법으로 회계 처리를 하고 있다.
AIG는 지난 2월 CDS와 관련해 36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공개했다.
CDS를 가장 많이 가진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미국 회사채 CDO를 지급 보증한 CDS 5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682억원 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외환은행도 486억원 규모를 갖고 있다.
국민은행은 194억원(2000만달러),하나은행은 93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매도한 CDS는 각 은행,각 채권별로 기초 자산과 투자 내역이 달라 일괄해서 평가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CDS 스프레드가 연초 50bp(1bp=0.01%) 수준에서 지난 3월 말 160bp 수준으로 올라간 만큼 평가손이 상당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CDO도 추가 손실 발생할 듯
금융 위기로 인해 기초 자산이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아닌 CDO의 경우에도 시가가 크게 하락했다.
CDO는 회계상 매매가능 증권으로 평가손이 30%가 넘으면 손익에,30% 미만일 경우 자기자본 조정에 반영해야 한다.
우리은행은 현재 미국 회사채를 기초 자산으로 한 CDO 5억9900만달러를 가지고 있다.
현재 회사채 관련 CDO(매매가능 증권)의 시가는 3월 말 미국 시장에서 10~20%가량 하락,우리은행은 투자액의 15% 선인 800억원 정도를 자기자본에서 조정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브프라임 관련 CDO의 경우 현재 시가가 액면가의 10%대에 머물고 있어 은행들은 추가 상각해야 할 상황이다.
지난해 우리ㆍ외환ㆍ신한ㆍ산업ㆍ부산ㆍ대구은행과 농협 등 7개 은행은 보유 서브프라임 CDO 6억8250만달러의 82.4%인 5억6300만달러를 상각했다.
우리은행은 4억9100만달러 가운데 90%가 넘는 4억4500만달러를 털어냈지만 농협은 1억4400만달러 중 78.7%인 1억700만달러만 손실로 반영해 놓은 상황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 용어풀이 ]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ㆍCredit Default Swap)=투자자가 채권의 부도 발생 위험을 털어내기 위해 '프리미엄'으로 불리는 보험료를 금융회사에 지급(CDS 매수)하면 해당 금융회사는 그 대가로 채권이 부도 날 때 원리금을 대신 갚아 주게 된다.
원리금을 돌려 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가입하는 일종의 보험 증권이다.
예를 들어 A은행이 B기업에 100억원을 빌려 주고 연 5%의 이자를 받는다고 하자.만약 B기업이 도산하면 A은행은 100억원을 돌려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A은행은 C은행에 연 0.3%의 프리미엄(수수료)을 주고 CDS를 산다.
C은행은 프리미엄을 받는 대신 A은행 대출금 100억원의 상환 책임을 져야 한다.
CDS 시장 규모는 2000년 9000억달러에서 2007년 45조5000억달러로 팽창했다.
미국 증시 시가총액의 2배 규모다.
◆부채담보부채권(CDOㆍ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일반 대출과 회사채,자산담보부증권(ABS) 등을 한데 묶어 만든 유동화 채권.미국 월가의 투자은행(IB)들은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채권들을 섞어 새로운 신용등급을 가진 CDO로 만들어 팔아 왔다.
예컨대 A급과 B급 회사채들을 담보로 묶어 신용 평가를 한 뒤 변제 순위에 따라 AAA등급부터 투기 등급(BB+ 이하)까지 세분화하는 CDO를 발행해 왔다.
CDO는 같은 등급의 회사채에 비해 금리가 높아 2006년 미국 등에서 1조달러어치가 발행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CDO에 어떤 채권이 담보로 편입돼 있는지조차 제대로 알 수 없는 데다 부도가 늘어날 경우 A급 CDO 투자자마저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가격이 최근 폭락했다.
미국발 금융 위기가 1분기에도 계속된 탓이다.
특히 지난해 대규모 손실의 원인이 됐던 서브프라임 관련 부채담보부채권(CDO) 외에 올해 1분기에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ㆍ지급보증증권)가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부도 위험이 높아지면서 CDS 스프레드가 급격히 높아진 데다 올해부터 신용파생상품 관련 회계처리 규정이 바뀌어 CDS를 시가로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은행들은 CDS를 지급 보증으로 처리,소액의 대손 충당금만을 설정해 왔다.
◆CDS 올해부터 평가손 반영
CDS는 회사채 부도가 발생할 경우 대신 갚아 주는 조건으로 수수료를 받는 파생금융상품으로 '지급 보증을 증권화한 상품'이다.
관련 회사채 부도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시장에서 가치가 매일 평가되기 때문에 시황에 따라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은행들은 지난해까지는 CDS를 '지급 보증'으로 처리해 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관련 회계규칙 개정에 따라 시가 평가를 해야 한다.
금융감독 당국이 이를 신용파생상품(단기 유가증권)으로 처리하도록 지난해 12월31일자로 파생상품 회계 규칙을 바꾼 탓이다.
미국 등 선진 금융회사들은 이미 이 같은 방법으로 회계 처리를 하고 있다.
AIG는 지난 2월 CDS와 관련해 36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공개했다.
CDS를 가장 많이 가진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미국 회사채 CDO를 지급 보증한 CDS 5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682억원 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외환은행도 486억원 규모를 갖고 있다.
국민은행은 194억원(2000만달러),하나은행은 93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매도한 CDS는 각 은행,각 채권별로 기초 자산과 투자 내역이 달라 일괄해서 평가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CDS 스프레드가 연초 50bp(1bp=0.01%) 수준에서 지난 3월 말 160bp 수준으로 올라간 만큼 평가손이 상당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CDO도 추가 손실 발생할 듯
금융 위기로 인해 기초 자산이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아닌 CDO의 경우에도 시가가 크게 하락했다.
CDO는 회계상 매매가능 증권으로 평가손이 30%가 넘으면 손익에,30% 미만일 경우 자기자본 조정에 반영해야 한다.
우리은행은 현재 미국 회사채를 기초 자산으로 한 CDO 5억9900만달러를 가지고 있다.
현재 회사채 관련 CDO(매매가능 증권)의 시가는 3월 말 미국 시장에서 10~20%가량 하락,우리은행은 투자액의 15% 선인 800억원 정도를 자기자본에서 조정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브프라임 관련 CDO의 경우 현재 시가가 액면가의 10%대에 머물고 있어 은행들은 추가 상각해야 할 상황이다.
지난해 우리ㆍ외환ㆍ신한ㆍ산업ㆍ부산ㆍ대구은행과 농협 등 7개 은행은 보유 서브프라임 CDO 6억8250만달러의 82.4%인 5억6300만달러를 상각했다.
우리은행은 4억9100만달러 가운데 90%가 넘는 4억4500만달러를 털어냈지만 농협은 1억4400만달러 중 78.7%인 1억700만달러만 손실로 반영해 놓은 상황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 용어풀이 ]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ㆍCredit Default Swap)=투자자가 채권의 부도 발생 위험을 털어내기 위해 '프리미엄'으로 불리는 보험료를 금융회사에 지급(CDS 매수)하면 해당 금융회사는 그 대가로 채권이 부도 날 때 원리금을 대신 갚아 주게 된다.
원리금을 돌려 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가입하는 일종의 보험 증권이다.
예를 들어 A은행이 B기업에 100억원을 빌려 주고 연 5%의 이자를 받는다고 하자.만약 B기업이 도산하면 A은행은 100억원을 돌려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A은행은 C은행에 연 0.3%의 프리미엄(수수료)을 주고 CDS를 산다.
C은행은 프리미엄을 받는 대신 A은행 대출금 100억원의 상환 책임을 져야 한다.
CDS 시장 규모는 2000년 9000억달러에서 2007년 45조5000억달러로 팽창했다.
미국 증시 시가총액의 2배 규모다.
◆부채담보부채권(CDOㆍ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일반 대출과 회사채,자산담보부증권(ABS) 등을 한데 묶어 만든 유동화 채권.미국 월가의 투자은행(IB)들은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채권들을 섞어 새로운 신용등급을 가진 CDO로 만들어 팔아 왔다.
예컨대 A급과 B급 회사채들을 담보로 묶어 신용 평가를 한 뒤 변제 순위에 따라 AAA등급부터 투기 등급(BB+ 이하)까지 세분화하는 CDO를 발행해 왔다.
CDO는 같은 등급의 회사채에 비해 금리가 높아 2006년 미국 등에서 1조달러어치가 발행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CDO에 어떤 채권이 담보로 편입돼 있는지조차 제대로 알 수 없는 데다 부도가 늘어날 경우 A급 CDO 투자자마저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가격이 최근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