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서울 거리를 기생들의 생활로 표현한 무용극이 나왔다.

세종문화회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서울시무용단이 창작무용극 '경성,1930'을 무대에 올린다.

전통예술 연출가 진옥섭씨의 책 '노름마치'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이 작품은 소외되고 무시당한 기녀들을 내세워 우리 춤의 정신과 원형을 보존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주요 등장인물은 어려서 권번(券番·일제 시대 기생들의 조합)에 들어가 혹독한 훈련을 거쳐 예인의 경지에 오른 산홍,권번 출신으로 신식 사교클럽을 운영하는 금향,두 여인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독립운동단체 '황토단'의 단원 형철 등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경성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권번 예기들의 춤 연습 장면,1930년대 종로 거리,사교클럽,인력거,신여성들의 복장 등을 재현하는 등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영상 자료까지 폭넓게 활용한다.

음악은 당시 유행에 맞춘 곡들로 채워 넣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산홍의 진혼무도 볼 만하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떠나보내며 추는 이 춤은 격정적이면서도 애잔한 그 시대의 한을 담아낸다.

나선주,김승애,신동엽씨 등 서울시무용단원들과 대를 이어 전통 예인의 길을 걷는 원완철씨와 윤서경씨(국립국악원 민속악단),박애리씨(국립창극단) 등이 함께 한다.

오는 24~25일,세종문화회관 대극장.2만~10만원.(02)399-1114~6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