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다. 그랜드슬램도 당연히 하고 싶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미국 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라프트나비스코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에서 우승하며 '단일 시즌 4대 메이저대회 제패'라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에 도전장을 던졌다.

오초아는 7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파72·길이 6673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2위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을 5타차로 제치고 시즌 3승째(통산 20승)를 올렸다.

지난해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메이저 타이틀 획득이다.

오초아는 지난달 세이프웨이인터내셔널에서 2위에 7타차,HSBC챔피언십에서 2위에 11타차 등 압도적인 타수차로 우승을 거머쥐며 독주시대를 열었다.

현재의 기량이라면 한 시즌에 4개 메이저대회를 모조리 휩쓰는 그랜드슬램 달성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PGA투어에서 샌드라 헤이니와 베이브 자하리아스는 메이저대회가 각각 2개,3개뿐이던 시절 메이저대회를 석권한 기록을 남겼으나 이는 진정한 '그랜드슬램'이 아니라는 평가다.

남자에서는 보비 존스가 마스터스와 PGA챔피언십이 생기기 전인 1930년에 당시 가장 중요한 대회였던 US오픈,브리티시오픈 그리고 US아마추어선수권대회와 브리티시아마추어선수권대회를 휩쓴 적이 있다.

우즈는 2년에 걸쳐 4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해 일명 '타이거 슬램'을 달성한 적이 있다.

오초아는 남자 선수 못지않은 장타력이 돋보이는 데다 100야드 거리에서 홀 3m 이내에 볼을 떨구는 정교한 '웨지샷'을 겸비해 '출전하면 우승'이라는 공식을 만들어 가고 있다.

오초아는 이번 대회에서도 장타력을 내세워 파5홀에서 8개의 버디를 잡아냈다.

4라운드 동안 16개의 파5홀에서 절반을 버디로 장식해 우승의 원동력으로 삼은 것.특히 517야드짜리 2번홀에선 나흘간 모두 버디를 기록했다.

첫날만 '3온'을 했을 뿐 2∼4라운드에서는 페어웨이우드로 '2온'에 성공했다.

이어 짧은 파5인 11번홀(495야드)에서도 두 차례 '2온'에 성공,버디를 추가했다.

오초아는 평균 드라이버샷이 280야드에 달하는 만큼 380∼405야드짜리 파4홀에서 대부분 웨지를 잡는다.

드라이버샷이 잘못 맞아 러프에 들어가도 9번 아이언 이상을 꺼내지 않는다.

다른 선수들이 비슷한 거리에서 6∼8번 아이언을 택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계) 선수들은 19개 대회 무승 기록을 이어갔다.

이선화(22·CJ)가 합계 4언더파 284타로 5위에 올랐고 김미현(31·KTF)과 한희원(30·휠라코리아),최나연(22·SK텔레콤)이 공동 6위,박인비(20)가 9위,박세리(31)가 10위에 올라 6명이 '톱10'에 들었다.

기대를 모았던 신지애(20·하이마트)는 6오버파 294타로 공동 31위에 머물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