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주들이 탄탄한 실적을 발판으로 1분기 어닝시즌을 맞은 증시의 주도주로 재등극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작년 실적이 크게 개선된 데다 올해도 1분기는 물론 연중 내내 매출 등 실적이 호조를 보일 것이란 예상으로 6개 관련주가 모두 '실적 우량주'로 평가되며 동반 상승 행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업체별로 개별 호재도 많아 증권사들이 잇달아 매수를 추천하고 있어 작년 강세장을 이끌던 양상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적 개선 따라 동반 상승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6개 조선주는 낙오 없이 일제히 1.5∼4.1%의 상승률을 보였다.

삼성중공업은 12일 연속,나머지 5개사는 3∼4일 연속 오르며 상승장을 이끌었다.작년 11월부터 올 3월 중순까지 진행됐던 조정이 마무리되며 재상승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정동익 CJ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주들이 외국인 매도와 수주 감소에 따른 모멘텀 약화라는 악재에서 벗어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저평가주로 다시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그동안 조정폭이 컸던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조선업종의 호황 사이클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조선주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송재학 우리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올 세계 선박 발주량이 작년보다 줄어들더라도 주요 업체의 현재 건조 능력을 넘어서는 양호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조선업체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신조선가가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실적이 급증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올 현대중공업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42.7% 증가한 2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을 비롯 삼성중공업 7840억원,대우조선해양이 6700억원으로 71∼118% 정도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도 "1분기 국내 조선사들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72.4%로 추산돼 4월 어닝시즌의 주도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개별 재료도 주목

중국 조선업체들의 납기 지연도 조선주에 대한 투자심리 호전에 일조하고 있다.조 센터장은 "올 들어 3월 말까지 중국 조선소가 납기를 지연하고 있는 물량은 180여척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중국의 설비 확대 차질,나아가 조선업 호황의 연장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회사별로 호재가 넘쳐난다.대우조선해양은 채권단이 매각 방침을 밝히며 인수·합병(M&A) 이슈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포스코가 인수 의사를 공식화하며 맞장구를 쳤고 기관은 지난달 19일부터 210만주를 순매수하며 상승세에 동참하고 있다.

또 삼성중공업은 삼성특검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투자심리가 급속히 호전되고 있고 한진중공업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와 함께 4월 대규모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업종 대표주인 현대중공업은 초호황기였던 작년의 수주량을 넘어선 수주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현대미포조선은 수주 확대와 함께 보유 중인 현대중공업 포스코 KCC 등의 지분 가치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