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의 인수·합병(M&A) 방식이 또 한번 증권가의 눈길을 끌고 있다.

대한전선은 지난주 건설업 강화를 위해 남광토건을 직접 인수하는 대신 모(母)회사인 알덱스의 지분을 사들였다.최대주주 지분을 산 후 유상증자에 참여해 추가로 지분을 확보하면 지분율은 61%에 이른다.총 인수대금은 1543억원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남광토건의 시가총액은 4000억원 수준이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직접 인수했을 때는 더 많은 금액을 지급해야 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또 알덱스를 인수함으로써 남광토건 경영권 외에 온세텔레콤과 대경기계 등의 경영권도 덤으로 얻었다.

모회사 인수뿐 아니라 자금대여에 이은 기업 인수라는 '대한전선 방식'이 다시 한번 적용된 것도 눈에 띈다.대한전선은 작년 말 남광토건 주식 468만여주를 담보로 잡고 알덱스에 408억원을 대여한 적이 있어 업계는 이번 인수건도 과거 쌍방울과 영조주택 사례와 유사한 패턴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작년 영조주택을 통해 건설업에 첫발을 내디딜 때는 자금을 빌려주고 원금 이상의 수익을 보장받는 대신 영조주택 지분 100%를 담보로 받았다.영조주택이 사업을 잘 하면 5년간 100% 넘는 수익을 올리는 것이며 사업이 안 되면 직접 인수한다는 포석이다.

또 2002년 쌍방울 인수전 당시에는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SBW홀딩스라는 회사에 200억원을 빌려준 후 이를 상환받지 못하자 주식으로 대신 받고 이어 주식 추가 매입을 통해 인수한 바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