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발 '신버블세븐' 지역의 집값 상승은 2006년 주택시장 과열을 빚었던 기존 '버블세븐' 상승세를 능가하고 있다.

저가주택 위주로 가격이 뛰어 서민 내집마련 부담을 키운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안정세를 보여온 기존 버블세븐을 비롯해 수도권 등으로 집값 불안이 확산될 조짐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신버블세븐' 집값 상승의 주요인으로 꼽히는 뉴타운과 재개발 등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10여년간 집값 거의 안올라

버블세븐은 2006년 5월 청와대에 의해 탄생한 용어다.

당시 청와대는 홈페이지를 통해 서울 강남구 등 7곳이 집값을 끌어올리는 '진원지'라고 규정하면서 '버블세븐'이라고 이름 붙였다.

청와대는 2004년 이후 2006년까지 이들 지역 집값이 평균 26%가량 올라 여기를 제외한 전국 상승률(5%)의 5.2배에 달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신버블세븐 지역의 올해 1분기 전체 평균 상승률은 7.15%로 같은 기간 전국 상승률(0.99%)의 7배를 넘어섰다.

노원구는 10.77% 올라 전국 상승률의 거의 11배에 달했다.

'신버블세븐'의 특징은 과거 소외지역이라는 점이다.

노원구 등 강북지역과 의정부 인천 등은 2006년 이전에는 10여년간 집값이 거의 오르지 않았다.

강남 목동 분당 등 인기지역 위주였던 버블세븐과 대비된다.

그래서 '신버블세븐'의 등장이 기존 인기 지역과 과다하게 벌어진 간극을 메우는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신버블세븐'에 입주하려는 서민들의 내집 마련 부담은 커지고 있다.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급등해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신버블세븐 중 강북 집값이 급등하고 전셋값도 올라 서민들이 수도권 외곽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버블세븐' 집값 상승은 강북과 수도권 일대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뉴타운,재개발,경전철,경제자유구역 등 각종 대형 개발호재가 원인이다.

서울에선 35개 뉴타운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강북이다.

여기에다 총선에 나선 서울지역 후보들은 뉴타운 공약을 내걸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재개발 사업 추진으로 이주수요가 급증해 전셋값도 오르고 있다.

작년 말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강북 재개발단지들이 대거 관리처분인가를 신청,올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지역 개발이 한꺼번에 추진되면 다세대ㆍ다가구 등 저가 주택이 일시에 사라진다"며 "지방자치단체에서 개발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투기세력은 치고 빠지기 조짐

노원구 아파트값이 뛰면서 도봉구와 중랑구도 도미노처럼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

기존 버블세븐인 강남구에서도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지난주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신버블세븐' 집값 불안이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버블세븐' 집값 상승이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했다.

올해 예정된 강북 지역 입주 물량이 지난해보다 많은 데다 집값 상승 근원지로 꼽히는 노원구 집값 상승세가 둔화될 조짐을 보여서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며 이미 노원구에서는 투기세력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도원/이호기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