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가치가 급등,달러당 6위안대에 진입했다.

위안화 가치는 올 들어 30여차례 최고가를 경신,석 달 만에 3.9% 오르는 등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상승 속도를 보이며 2005년 7월 중국 정부의 환율 시스템 개혁 이후 2년8개월여 만에 18.0% 뛰었다.

달러당 6위안 시대 개막은 세계 경제의 기축통화로서 '차이나 머니'의 부상을 예고하고 있다.

◆내년엔 달러당 5위안대?

최근 위안화 상승의 배경엔 치솟는 물가가 자리잡고 있다.

작년 10월까지만 해도 중국 정부는 위안화의 급격한 상승을 막았지만 올 들어서는 한발 뒤로 물러섰다.

물가가 워낙 뛰고 있어 수입 가격을 낮추기 위한 고육책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8.7%로 정부 관리 목표치(4.5%)의 거의 두 배에 이른다.

작년 10월 말 중국 정부가 긴축 강화를 발표한 뒤 위안화 가치는 연말까지 두 달간 2.3% 올랐고,올 들어선 3.9% 급등했다.

긴축 강화 이후 5개월 동안 작년 상승분 7.0%에 육박하는 오름세를 보였다.

위안화 가치가 10%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4%포인트 떨어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하지만 물가가 안정된 뒤에 위안화 가치가 다시 하락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가 눈덩이처럼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 대한 외국 기업들의 투자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위안화 강세의 요인으로 꼽힌다.

마이클 페티스 베이징대 교수(재무학)는 "속도의 문제일 뿐 위안화 강세는 당분간 추세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강한 위안화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우주야오 인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작년 말 대비 10% 정도 절상돼 달러당 6.5~6.6위안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세계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내년에 달러당 5.9위안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기축통화로 자리잡는 위안화

위안화 강세는 곧 중국의 파워가 강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으로 표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모건스탠리 등 금융회사와 호주 리오틴토 등 자원회사의 지분을 사들인 중국의 '바잉 파워'는 더 강력해질 전망이다.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서 미국 일본 호주 등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중국 부자들도 늘고 있다.

또 위안화가 달러나 엔,유로화처럼 어디서나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국제통화가 될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베트남,라오스,태국 북부 등 중국 접경 지역에선 이미 위안화가 통용되고 있다.

중동의 산유국들은 달러 대신 위안화로 결제하려는 움직임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로선 고민이 적지 않다.

밀물처럼 들어오는 핫머니(국제 단기자금)가 문제다.

올 들어 두 달간 중국에 들어온 해외 자금 중 300억달러의 출처가 불분명해 핫머니로 추정된다.

미국과 금리 차가 벌어지면서 단기 차익을 얻기 위해 핫머니가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기준금리는 작년에 여섯 차례 올라가면서 미국보다 더 높아졌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미국이 2.0% 안팎,중국은 4.14%에 달한다.

핫머니가 일시에 빠져나갈 경우 중국으로선 아시아 외환위기와 같은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박승호 중국삼성경제연구소장은 "강력한 위안화는 중국에 국제 금융시장의 패권을 가져다 줄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수출 감소와 핫머니 교란 등의 어려운 숙제도 함께 던져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