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동부 시베리아 개발 사업에 남북한과 러시아가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화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한ㆍ러 간 경제통상 관계 확대에 노력해 온 점에 사의를 표명하고 철도 연결과 동부 시베리아 개발 프로젝트 등에 남북한과 러시아 간의 3각 협력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적극 협조해 성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자원 및 에너지 개발 등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동부 시베리아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동북아 경제협력체 구상'을 통해 극동 개발사업에 북핵 폐기를 전제로 남북한이 공동 참여해 상호 이익과 역내 평화를 극대화한다는 내용의 공약을 내놓았다. 지난 1월 이재오 당시 당선인 특사는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인프라 구축사업에 참여하고 싶다"며 항만 조선 석유 가스 정보통신 등 모든 분야에 걸친 협력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세르게이 다르킨 연해주 주지사는 "연해주에서 추진 중인 조선 철도 도로 항만 석유 가스 정보기술(IT) 사업 등의 프로젝트를 대한민국과 공동으로 진행하고 싶다"며 "특히 연방정부의 프로그램 중 극동에 새 조선소를 건설하는 사업에 한국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러시아 측과 송유관 건설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극동지역의 액화석유가스(LPG) 개발에 한국이 참여하고,장기적으로 북한지역을 거쳐 남한으로 연결하는 가스관 건설에 나서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15분간 진행된 통화에서 "북핵 사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에서 러시아가 북한을 설득하는 데 지속적인 역할을 맡아달라"고 요청한뒤 푸틴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제의했다.푸틴 대통령은 "이른 시일 내에 방한하기를 희망한다"며 "북핵 문제의 진전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