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방송될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인간의 조건 2 - 동방예의지국의 해외고려장편이 방송됐다.

부모의 재산을 빼앗고 해외에 방치하는 ‘해외 고려장’의 실태.

동토의 땅 캐나다 위니펙의 최씨 노부부. 캐나다 매니토바주 위니펙. 한겨울에는 영하 30도를 웃도는 동토의 도시에 70대 최00(73세)씨 노부부가 추위보다 더 큰 고통을 안고 살고 있다.

캐나다에서 자식들과 행복한 여생을 보내려 했던 노부부는 4월초, 비자기간이 만료돼 자식들이 있는 캐나다 땅을 떠나야 한다. 벌써 두 번째 겪는 일이다. 노부부는 철제 깡통을 주우며 생활비를 마련하고, 한인 교회에서 제공한 쪽방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그리고 딸을 상대로 8천만원 반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노부부가 자식들에게 반환 청구한 돈은 한국의 전 재산을 정리한 것이어서 한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노부부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것이 해외고려장이다

노부부가 딸들의 초청을 받아 캐나다에 도착한 것은 지난 2004년 5월.

영주권을 받아 캐나다에서 함께 생활하자는 두 딸의 말을 따라 평생 모은 재산을 정리, 캐나다에 왔지만 영주권 받기는 차일피일 늦어졌다. 큰 딸은 자신이 잘 모실 것이라며 노부부의 전 재산 8천만원을 받아갔다.

그해 11월 노부부는 비자 만료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 후 영주권 획득이 어려울 것이라는 말을 듣고 딸에게 보내준 전 재산을 돌려받기 위해 캐나다에 재입국했으나, 결국 큰 딸은 행적을 감춰 국제 미아 상태가 되었다.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둘째 딸은 2006년 이후 노부모를 돌보지 않았고, 당뇨병을 앓고 있는 할머니는 월 $300의 치료비를 벌기 위해 깡통 줍기를 하고 있다. 노부부는 울분을 참지 못하고 8천만원에 대한 반환 청구를 했지만, 큰딸이 행적을 감춰 소송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판 해외고려장 또 있었다.

위니펙에서는 최 노부부의 경우처럼 아들 내외를 믿고 캐나다를 찾았다가, 며느리가 야반도주, 수 천 만원의 노후 자금만 빼앗기고 빈 몸으로 한국으로 돌아간 할머니도 있다. 노인학대 문제 관계자들에 의하면 해외로 이민을 가면서 늙은 부모를 초청하겠다는 말로 부모의 재산만 챙기고 연락을 끊어 버리는 일 또한 한 둘이 아니라고 한다.

해외 이민 인구 100만 명 시대, 매년 2만 5천 여 명이 해외이민 길에 오른다. 동방예의지국의 효는 어디로 간 것인가.

‘필리핀 해외고려장’ 의 현재 그리고 캐나다 노부부.

2007년 필리핀 이민을 꿈꾸던 노인 부부가 필리핀에서 버려졌다. 아들에게 버려졌던 노부부는 현재 국내에 입국해 고통스러운 나날을 살고 있다. 소송이 완료되지 않아 아직 빼앗긴 돈은 돌려받지 못했고, 복지 제도에 의탁해 살아가고 있다. 캐나다 이민의 꿈을 버리고 한국으로 돌아온 최씨 노부부.

그들 역시 공항에서부터 거처할 곳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노인학대 문제 관계자들에 의하면 해외로 이민을 가면서 늙은 부모를 초청하겠다는 말로 부모의 재산만 챙기고 연락을 끊어 버리는 일 또한 한 둘이 아니라고 한다.

해외 이민 인구 100만 명 시대, 매년 2만 5천 여 명이 해외이민 길에 오른다. 동방예의지국의 효는 어디로 간 것인가.

최씨 노부부, 무엇을 잃었나?

현대판 해외 고려장, 이것은 경제력이 다할 때 부모로서의 존재가치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는 물질 만능주의와 효에 대한 감시기능이 적은 이민 사회에서 발생하는 패륜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런 행위는 타국이라는 낮선 환경에 방치하는 것에 더해, 노후 자금을 빼앗아감으로써 경제적 박탈 행위로까지 이어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진행된다.

자식을 믿어온 노인들에게는 신체적 학대보다 더 큰 배신감을 느끼게 하는 최악의 노인 학대라는 것이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