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육지 면적의 5분의 1,53개국에 약 9억명의 인구를 보유한 아프리카가 '휴대폰 신대륙'으로 떠오르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업체들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약 2억7000만명.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연말께는 최대 22% 증가한 3억3000만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교체 수요를 제외하더라도 올해 아프리카 휴대폰 시장 규모가 6000만대가량 되는 셈이다.

최근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냐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주요국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휴대폰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인구(1억4000만명)가 가장 많은 나이지리아는 2001년 약 50만명에 불과했던 휴대폰 가입자 수가 지난해 30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국내 업체들은 현지 상황에 맞춘 특화 폰을 무기로 아프리카 시장 침투를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나의 휴대폰으로 두 개의 이동통신사에 가입할 수 있는 '동시 대기 휴대폰(D880)'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네트워크 환경이 열악한 아프리카에선 이동통신사에 따라 서비스 가능 지역이 천차만별이라 두 개의 이통사를 이용하면 그만큼 수신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지 전력 사정이 좋지 않은 점에 착안,휴대폰에 손전등 기능을 탑재한 제품도 내놨다.

이 같은 특화 폰 전략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지난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시장의 26%를 차지했고 튀니지(19%) 모로코(17%) 나이지리아(10.9%) 등지에서도 점유율을 크게 높였다.

모로코와 나이지리아에선 점유율을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끌어올렸다.

LG전자는 상류층을 대상으로 고급 이미지를 쌓아가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수단에서는 고가 휴대폰인 '초콜릿폰' '뷰티폰' 등을 앞세워 지난해 70만대의 휴대폰을 팔았다.

수단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시장의 50%를 휩쓴 것.모로코에선 12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해 CDMA 시장 30%를 차지했다.

국내 업체들이 일부 지역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아프리카 시장에서는 세계 1위 업체 노키아가 강력한 아성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노키아는 튀니지 67%,나이지리아 58.8%,남아공 42% 등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며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에서 휴대폰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시장을 선점한 노키아가 아프리카에서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최근 들어 한국 업체의 활약도 돋보인다"며 "인구 대비 휴대폰 보급률을 감안하면 아프리카 시장은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