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조선사 "죽을 지경"...중국산 후판가격, 포스코 제품의 두배 수준으로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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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생 조선업체들이 중국산 조선용 후판(厚板) 가격이 포스코 제품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싸지면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신생 조선업체들은 국내외 다수 제철소에서 물량을 공급받는 대형 조선사들과 달리 대부분의 후판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충격이 훨씬 크다.
주로 건조하는 18만t급 벌크선을 기준으로 1년 새 원가 부담이 척당 150억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8일 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중국산 후판 가격은 t당 1220달러로 치솟았다.
1년 전의 650달러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시장엔 '사자'는 주문만 있고 공급은 거의 사라졌다.
경남지역 A조선사 관계자는 "국내 중소 조선사들이 가격에 관계없이 물량을 확보하는 데 혈안이 돼 이달 들어 t당 1300달러를 넘어서는 매매 계약도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과 국내산 후판의 가격 차도 더욱 벌어졌다.
국내에서 후판을 만드는 곳은 포스코와 동국제강으로 t당 공급가는 각각 66만5000원과 82만원이다.
중국산이 포스코에 비해선 두 배 가까이,동국제강과 비교하면 50%가량 비싸다.
중국산 후판 값을 밀어올린 원인은 숫자가 크게 늘어난 국내 신생 조선업체들이다.
조선협회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전남,경남에서 문을 연 곳이 20개를 넘는다"며 "이들이 한꺼번에 선박 수주경쟁에 나서면서 중국산 후판 수요도 덩달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국내 중소 조선사들이 중국산에만 의존하는 이유는 국내산 후판을 공급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후판 수요는 1119만t이었으나 포스코와 동국제강의 생산량은 653만t에 그쳤다.
460만t가량을 수입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
신생 조선사 증가로 후판 수입량은 최근 2년 새 60% 이상 늘었다.
국내산 후판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기존 거래 업체들의 몫이다.
중소 조선업체들로선 해외 물량 확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유럽 미국 등에서 수입할 수 있지만 운송 기간만 거의 한 달이어서 부담스럽다.
일본산 후판은 일본 내 수요와 한국 대형 업체들의 주문을 대는 데도 빠듯하다.
국내 철강업체들이 후판 증산에 나서고 있지만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동국제강이 충남 당진에 짓고 있는 후판공장은 내년 말에야 가동된다.
현대제철 당진일관제철소는 2010년께나 생산이 시작된다.
포스코도 광양제철소에 200만♥급 후판공장을 신설할 계획이지만 물건이 나오기까지는 몇 년을 기다려야 한다.
중국 후판의 유통 경로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복잡하다는 것도 중국산 후판값을 비싸게 만드는 이유다.
전남지역 B조선사 관계자는 "신생 조선업체는 인지도가 떨어져 중국 철강회사와 직접 접촉하지 못하고 항상 중간 브로커를 껴야 한다"며 "최근엔 중간 유통상들이 사재기까지 하는 바람에 값이 더욱 치솟고 있다"고 푸념했다.
후판가격 상승은 조선회사들의 원가 부담으로 직결돼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신생 조선소들이 주로 만드는 18만t급 벌크선에는 3만t가량의 후판이 들어간다.
작년 말에 비해 중국산 후판 값이 50만원 이상 오른 것을 감안하면 1년 사이 원가 부담이 척당 150억원 이상 늘어났다는 계산이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후판 가격이 계속 오를 경우 재무 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신생 조선사는 쓰러질 수밖에 없다"며 "조선소가 지나치게 난립하지 않도록 하는 적절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신생 조선업체들은 국내외 다수 제철소에서 물량을 공급받는 대형 조선사들과 달리 대부분의 후판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충격이 훨씬 크다.
주로 건조하는 18만t급 벌크선을 기준으로 1년 새 원가 부담이 척당 150억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8일 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중국산 후판 가격은 t당 1220달러로 치솟았다.
1년 전의 650달러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시장엔 '사자'는 주문만 있고 공급은 거의 사라졌다.
경남지역 A조선사 관계자는 "국내 중소 조선사들이 가격에 관계없이 물량을 확보하는 데 혈안이 돼 이달 들어 t당 1300달러를 넘어서는 매매 계약도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과 국내산 후판의 가격 차도 더욱 벌어졌다.
국내에서 후판을 만드는 곳은 포스코와 동국제강으로 t당 공급가는 각각 66만5000원과 82만원이다.
중국산이 포스코에 비해선 두 배 가까이,동국제강과 비교하면 50%가량 비싸다.
중국산 후판 값을 밀어올린 원인은 숫자가 크게 늘어난 국내 신생 조선업체들이다.
조선협회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전남,경남에서 문을 연 곳이 20개를 넘는다"며 "이들이 한꺼번에 선박 수주경쟁에 나서면서 중국산 후판 수요도 덩달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국내 중소 조선사들이 중국산에만 의존하는 이유는 국내산 후판을 공급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후판 수요는 1119만t이었으나 포스코와 동국제강의 생산량은 653만t에 그쳤다.
460만t가량을 수입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
신생 조선사 증가로 후판 수입량은 최근 2년 새 60% 이상 늘었다.
국내산 후판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기존 거래 업체들의 몫이다.
중소 조선업체들로선 해외 물량 확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유럽 미국 등에서 수입할 수 있지만 운송 기간만 거의 한 달이어서 부담스럽다.
일본산 후판은 일본 내 수요와 한국 대형 업체들의 주문을 대는 데도 빠듯하다.
국내 철강업체들이 후판 증산에 나서고 있지만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동국제강이 충남 당진에 짓고 있는 후판공장은 내년 말에야 가동된다.
현대제철 당진일관제철소는 2010년께나 생산이 시작된다.
포스코도 광양제철소에 200만♥급 후판공장을 신설할 계획이지만 물건이 나오기까지는 몇 년을 기다려야 한다.
중국 후판의 유통 경로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복잡하다는 것도 중국산 후판값을 비싸게 만드는 이유다.
전남지역 B조선사 관계자는 "신생 조선업체는 인지도가 떨어져 중국 철강회사와 직접 접촉하지 못하고 항상 중간 브로커를 껴야 한다"며 "최근엔 중간 유통상들이 사재기까지 하는 바람에 값이 더욱 치솟고 있다"고 푸념했다.
후판가격 상승은 조선회사들의 원가 부담으로 직결돼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신생 조선소들이 주로 만드는 18만t급 벌크선에는 3만t가량의 후판이 들어간다.
작년 말에 비해 중국산 후판 값이 50만원 이상 오른 것을 감안하면 1년 사이 원가 부담이 척당 150억원 이상 늘어났다는 계산이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후판 가격이 계속 오를 경우 재무 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신생 조선사는 쓰러질 수밖에 없다"며 "조선소가 지나치게 난립하지 않도록 하는 적절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