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건축.목회자 감투의식. 기복주의 등에 파격적 쓴소리

'술.담배로 정죄(定罪)하지 말라,성전건축이라는 미명 아래 자행되는 교회 건축을 중단하라,배타적 개교회주의를 극복하고 교파를 폐쇄하라.'

개신교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공격적 비판을 가하는 이른바 '안티 기독교'나 비신자들의 주장이 아니다.

호주의 선교공동체 GCN(Go Christian Network)의 한국인 담당목사인 조엘 박 목사가 최근 출간한 '맞아죽을 각오로 쓴 한국교회 비판'(박스북스)에 나오는 내용이다.

국내에서 15년 이상 담임목사로 일하다 2005년부터 호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 목사는 이 책에서 한국 교회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나름의 파격적 대안과 주장을 제시하고 있어 교계 안팎의 논란이 예상된다.

저자가 서문에 밝혔듯이 개교회주의와 교단 우월주의,파벌,술.담배 규제,교회 건축,잘못된 설교와 기도,목회자와 교인들의 감투의식,헌금,기복주의 등에 대한 그의 비판은 상당히 거칠고 직설적이다.

우선 술.담배에 대한 견해다.

박 목사는 한국 교회가 술과 담배로 교인을 정죄하거나 구원과 연결시키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술과 담배가 건강에 해로우므로 금하라고 권고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진리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예수님도 술에 대해선 아주 관용적이었다고 그는 설명한다.

따라서 술.담배에 대한 '공습경보'를 '경계경보'로 바꿔 금지하지 말고 경계시키라고 그는 대안을 제시한다.

교회의 세상 사이의 울타리를 제거하고 소통하기 위해서도,술.담배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전도의 문을 열기 위해서도 술.담배에 대해 한국 교회가 결단할 때라고 그는 강조한다.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배타주의에 대한 지적도 신랄하다.

그는 "한국 교회의 지독한 배타성은 다른 교회를 인정하지 않는 개교회주의로부터 시작된다"면서 '같은 하나님을 섬기는 다른 교회들조차 인정하지 않으려는 지독한 개교회주의'를 성토한다.

자기 교회만 옳고 다른 교회는 옳지 않다는 생각이 뿌리깊게 도사리고 있다는 것."내가 죽으라고 하면 죽는 시늉이라도 하라"는 식으로 교인을 자신의 소유물이나 종으로 취급하는 목사, "우리 교회가 좋아"라거나 "우리 목사님이 좋아"라는 식의 유치한 개사곡 등은 배타의식에 젖어 있는 한국 교회의 대표적 사례라는 설명이다.

버스를 이용하거나 TV 설교방송을 통해 다른 지역 교인을 끌어오는 대형 교회들에 대해서도 "올바른 교회관을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한다.

"교인들이 알아서 오는 데 어떻게 하느냐"는 대형 교회의 설명에 대해선 "거주지역의 교회를 섬기며 소금과 빛의 사명을 감당하라고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단언한다.

또 "신실한 신자로 인정받는 정치인,법조인,학자,교수,사업가들이 왜 대형 교회에만 몰려 있는가"라며 출세했다고 교회를 옮기는 '철새교인'을 꼬집는다.

이 밖에도 그는 "교파주의는 다른 교회를 배타하기 위한 첨단무기" "성전건축은 성경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지적 무지의 만용" "다른 교회 교인을 끌어오는 데 주안점을 둔 총동원주일은 엄청난 도둑질" 등 거칠고 파격적인 주장을 편다.

박 목사는 "교회 밖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는 한국 교회가 여기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정신을 차리고 성경적인 교회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252쪽.1만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