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던 중국 증시가 4일째 반등,바닥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8일 상하이종합지수는 0.35% 상승한 3612.54에 마감했다.

장중 등락을 거듭하긴 했지만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8일 만에 3600선을 회복했다.

전날엔 상하이종합지수가 4.45% 급등하면서 상하이와 선전 증시의 1500여개 내국인 전용 A주 종목 가운데 떨어진 종목은 4개에 불과할 만큼 강세장을 연출했다.

상하이증권보는 이날 증국 증시에 투자하는 글로벌 자금이 순유입으로 돌아서고 HSBC와 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들이 중국 투자를 권유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펀드 전문 조사업체인 이머징 포트폴리오 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동안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는 국제 주식형펀드에 3억77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지난 1분기에 모두 28억1200만달러의 투자자금이 빠져나갔던 데서 증가세로 반전한 것이다.

HSBC펀드는 전날 "그동안 패닉에 가까운 투매가 이뤄졌던 만큼 앞으로는 주가가 적정 수준을 찾아갈 것"이라며 "바닥을 확인하고 2분기 중 큰 폭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도 "투매로 인한 주가 급락은 이미 옛일이 됐다"며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말했다.

리먼브러더스증권도 "저점에 매입하기 좋은 시기"라며 "중국 주식과 채권에 40억달러를 추가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증시 바닥론이 힘을 얻는 것은 상하이 증시가 작년 10월16일 사상 최고치를 찍은 이후 40% 이상 하락하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이 35배에서 21배(2008년 예상수익 기준)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긴축 완화를 시사한 것도 증시엔 호재다.

국무원(중앙정부)은 최근 처음으로 경기 하락 방지에도 나서겠다고 밝혀 긴축에 '올 인'하는 식의 기조가 다소 완화될 것임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최근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설문조사에서 증시 반등을 점치는 투자자가 60%를 넘었다.

중국 현지언론들의 전망도 낙관적이다.

상하이증권보는 증시의 온도계인 증권주가 최근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며 낙관론을 폈다.

상하이 증시가 급락하기 시작한 지난 1월15일 이후 증권주는 지난 주말까지 48.7% 떨어져 같은 기간 상하이종합지수(37% 하락)보다 낙폭이 컸지만 이번 상승세에선 증권주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주는 전날 9.33%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5.92% 올랐다.

광저우일보도 최근 5,6월에 반등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점치는 분석 기사를 내놓았다.

상하이종합지수가 1996년 4월,1999년 5월,2002년 6월,2005년 6월 등 최근 3년마다 바닥을 친 사례를 들고 이번에도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조용찬 한화증권 중국·EM(이머징마켓)분석팀장은 "바닥은 확인됐다"며 "20일 이동평균선인 3670을 뚫으면 4000까지도 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중국 주식 예찬론자인 짐 로저스 퀀텀펀드 창업자는 "올해 중국 주식을 파는 사람은 후회할 것"이라며 "중국 주식은 언제라도 사두면 10~20년 후 크게 돈을 벌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바닥론에 대해 성급하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미국 마켓워치는 최근 "중국 증시 버블은 이미 붕괴됐다"며 "베이징올림픽 이후에도 약세가 지속돼 수개월 뒤엔 3000 밑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주가 급반등을 원하지 않고 있어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