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최악의 상황에선 벗어났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펀드에 대해서도 공격적인 스타일의 포트폴리오로 교체하라는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국내 주식형 펀드에 대해선 성장형 펀드,해외펀드에선 중남미를 제외한 이머징마켓(신흥시장)과 글로벌 금융주 펀드에 대한 편입 비중을 높일 것을 추천했다.

삼성증권은 8일 "국내 주식형 펀드 자산 중 가치주 펀드에 대한 비중을 기존 60%에서 40%로 낮추는 대신 성장주 펀드 비중을 40%에서 60%로 높여 포트폴리오를 교체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성장주가 현재 가치에 비해 미래 수익이 클 것으로 기대되는 데 반해 가치주는 현재가치가 저평가된 주식을 말한다.

성장주는 흔히 지수보다 더 올라 상승장에서 주목을 받는다.

삼성증권 김유성 연구위원은 "과거 8년간의 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변동성이 높은 구간에선 가치주가,변동성이 낮은 구간에선 성장주가 70%의 확률로 코스피지수보다 연평균 5%포인트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바닥에 대한 공감대가 퍼지면서 변동성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며 "이젠 성장주로 무게 중심을 이동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최근 성장주 펀드에 대해선 '비중확대' 투자의견을 유지한 반면 가치주는 기존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한국증권 박승훈 자산전략부장은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경기 확장기에는 안정적인 수익성을 추구하는 가치주 펀드가,경기 수축기에는 더 높은 수익이 예상되는 성장형 펀드가 높은 수익을 올렸다"며 "지금은 성장주 펀드가 가치주보다 우월한 시기"라고 분석했다.

해외펀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높은 신흥시장에 대해 편입 비중을 높일 것을 권고했다.

다만 투자 위험이 확대된 중남미 시장보다는 최근 상대적으로 더 많이 하락한 중국 등에 관심을 가지라는 목소리다.

김유성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불안이 사실상 고비를 넘긴 만큼 이머징마켓이 선진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줄곧 하락세를 그려왔던 글로벌 금융주 펀드가 관심을 끌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펀드리서치팀장은 "올초부터 부도 위험 등으로 과매도 국면에 놓였던 글로벌 금융주들이 다시 정상 주가 수준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