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 포드 등 미 자동차업체 '빅3'가 수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경기 둔화 영향으로 국내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달러가치 하락과 지난해 타결한 새 노사협약을 해외시장 개척 기회로 삼아보자는 전략이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자동차 '빅3'는 유럽과 아시아 남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수출 차종도 고급차에서 소형 승용차와 픽업트럭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GM은 올 하반기부터 미시간주에서 생산되는 크로스오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뷰익 엔클레이브'를 중국에 수출키로 했다.

수출 목표는 연간 2만5000대다.

'시보레 말리부' 등 캔자스와 미시간 공장에서 만든 승용차를 남미에 수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오하이오주에는 수출용 소형차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크라이슬러는 지난해까지 유럽에서 만들던 미니밴을 올해부터 세인트루이스 인근 공장에서 생산해 유럽에 수출하고 있다.

일리노이주에서 생산하는 지프와 소형 승용차의 유럽 수출 확대도 모색하고 있다.

크라이슬러는 올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정도 늘어난 1만5000대를 수출했다.

포드도 소형 픽업트럭과 소형 승용차의 브라질 멕시코 수출을 추진 중이다.

포드 경영진은 인건비 절감에 합의할 경우 미국 공장의 생산 라인을 더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노조 측에 제시했다.

빅3의 이 같은 움직임은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되찾고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지난해 가을 전미자동차노조(UAW)와 체결한 새로운 노사협약으로 미 자동차업체 신규인력의 시간당 비용은 일년 새 26달러에서 14달러로 떨어졌다.

달러 가치 약세로 국내 생산 비용도 다른 국가보다 저렴해졌다.

컨설팅업체인 CSM월드와이드의 마이클 로비넷 분석가는 "달러 가치 하락과 노사협약이 미국을 중국과 브라질 같은 저비용 국가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외시장 개척에 장애물이 없진 않다.

WSJ는 '빅3'가 UAW와 노사협약 체결에는 성공했지만 노동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보다는 작다고 지적했다.

또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생산여력이 줄어 해외 수요를 모두 소화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