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연이 이해력 빨라 우주생활 잘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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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이소연씨를 세 번 정도 만났는데 체력이 좋고 적극적이며 이해력이 빠른 친구였습니다.
훈련을 잘 받았고 성격도 밝다는 얘기를 훈련교관들로부터 전해들었죠.개인적으로 이씨를 높게 평가합니다."
세계 최초의 여성 우주인인 발렌티나 테레시코바(72)는 8일(이하 한국시간) 이씨가 탄 소유스 우주선이 성공적으로 발사된 직후 발사대 현장에서 "소연이처럼 이해력이 빠르면 우주에서 큰 도움이 된다"며 "부여받은 우주과학실험 임무를 성공적으로 끝내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어 "이번 우주선 발사로 이씨는 한국의 유인 우주항공 과학기술 역사에 첫 페이지를 썼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젊으니까 앞으로 가능성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종사에게는 더 많은 전문지식과 기술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씨처럼 연구자 자격으로 가더라도 정해진 프로그램을 마치는 게 중요하며 우주를 향해 가는 것은 어쨌거나 의미있는 일이라고 후배 우주인들에게 조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년 두세 차례 있는 유인 우주선 발사 때 거의 매번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를 찾는다는 그녀는 "우주선 발사 현장에 오면 항상 마음이 설렌다"며 "45년 전 보스토크 6호를 타고 우주로 처음 향하던 그 때의 기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기회가 닿으면 꼭 화성에 꼭 가보고 싶다는 희망도 피력했다.
테레시코바는 1963년 6월16일 보스토크 6호를 타고 조종사로서 70시간50분 동안 대기권 밖에서 지구를 58바퀴 돌았으며,이틀 전 발사된 보스토크 5호(119시간6분 동안 지구 81회전)와 함께 우주에서 약 5㎞까지 접근해 나란히 날아가는 랑데부 비행에 성공함으로써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그녀의 최초 우주비행 시간은 당시 미국 남성 우주비행 기록을 합친 것보다 긴 시간이어서 '야 차이카(나는 갈매기)'라고 날카롭게 외쳐대는 호출명은 우주 경쟁에 뒤처진 미국을 충격 상태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특히 당시만 해도 지상 6㎞ 상공에서 우주선을 탈출해 낙하산으로 내려와야 했기 때문에 귀환캡슐을 타고 지구에 착륙하는 현재의 우주인보다 위험성이 훨씬 컸다.
귀환 도중 낙하산이 펴지지 않아 1967년 코말로프 선장은 생환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옛 소련은 낙하산을 잘 타던 방직공장 노동자 출신의 테레시코바를 세계 최초의 여성 우주인으로 선발했다.
그녀는 공산체제 선전효과를 노린 당국의 강요로 동료와 결혼해 최초 우주인 부부 기록도 세웠다.
테레시코바는 이날 우주선이 성공적으로 발사되자 "소연,꼭 잡고 무사히 떠나.
널 위해 기도할게.정말 멋진 경험이 될 거야"라고 외쳤다.
소유스 로켓 엔진 점화 몇 초 후에 용 모양의 흰색구름이 나오자 "정말 아름답다.
이씨가 무사히 임무를 마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좋은 징조"라고 흥분했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자 아시아 두 번째 여성 우주인인 이씨는 이 같은 대선배 테레시코바 여사의 응원에 힘입어 비행 이틀째인 9일 대기권 밖에서 서서히 고도를 높여가며 순항하고 있고 10일 오후 10시께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안착할 예정이다.
바이코누르(카자흐스탄)=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