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식품그룹 네슬레와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으로 유명한 제약사 노바티스가 상호 계열사 인수ㆍ합병(M&A)을 통한 윈윈(win-win) 전략을 추진하고 나서 주목된다.

스위스의 간판 글로벌기업인 두 회사는 각자 고유영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알짜 사업부문을 상대방에게 과감히 넘기고 있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노바티스는 네슬레 자회사로 안과용 의약품 세계 1위 업체인 알콘 지분 77%를 두 차례에 걸쳐 총 390억달러(약 38조640억원)에 매입키로 결정했다.

노바티스는 우선 올 2분기안에 110억달러를 들여 네슬레로부터 알콘 주식 25%를 취득한 뒤 2010년 1월~2011년 7월 사이까지 나머지 52%를 280억달러에 사들일 계획이다.

1945년 미국에서 설립된 알콘은 78년 네슬레에 경영권이 넘어갔으며 안과 수술장비와 녹내장 치료제,콘택트렌즈 관련제품 등 눈 치료 분야에 집중적으로 특화돼 있다.

콘택트렌즈 세척액 '옵티프리'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다국적 기업으로 현재 세계 75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지난해 판매액은 전년보다 12.6% 증가한 56억달러,순이익은 15.1% 늘어난 16억달러를 기록하며 4년째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다니엘 바젤라 노바티스 회장 겸 CEO(최고경영자)는 "알콘 인수의 목적은 일반의약품에 치중된 매출 구성을 특수 분야로 다양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안과용 의약품은 약가에 대한 환자들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가격 인하 부담을 덜고 수익의 안정성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네슬레와 노바티스 간 전략적 M&A는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네슬레는 2006년 12월 노바티스의 병원영양식 사업부문을 25억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2007년 4월엔 세계 1위의 영유아 식품기업 거버를 노바티스로부터 55억달러에 사들였다.

노바티스-의약,네슬레-식품이라는 서로의 주력사업에 충실하기 위해 계열사들을 맞바꾼 셈이다.

네슬레는 알콘 매각으로 얻게 되는 자금을 식품업계에서의 몸집 불리기용 실탄으로 사용할 전망이다.

네슬레는 구체적인 M&A 계획에 대해선 아직 밝히지 않은 상태다.

페터 브라벡-레트마테 네슬레 CEO는 "식품 원자재 가격 상승과 세계적인 소비 둔화 추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난국을 타개하겠다"며 "세계 제일의 식품영양 복지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슬레의 주요 M&A 후보로는 분유 및 이유식 전문업체로 미국 제약사 BMS의 자회사인 미드존슨,러시아 최대 유제품 음료회사 윔빌단,중국 유명 낙농기업 멍뉴(蒙牛) 등이 꼽힌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