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단 한 번도 시도조차 못했던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에 사용할 수 있는 복층유리를 만드는 데 도전하겠습니다."

고(故) 이붕규 창업주와 이용덕 대표의 뒤를 이어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이경수 상무(33)의 포부다. 그는 2006년 4월부터 자산유리에 들어온 뒤 부친 밑에서 현장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이 대표는 그동안 장남인 이 상무를 '유리쟁이'로 키워왔다. 이 상무도 부친의 이런 뜻을 흔쾌히 따랐다. 홍익대에서 신소재공학을 전공한 이 상무는 서강대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일리노이공과대에서 품질 분야로 MBA를 취득했다. 2005년 10월에는 미국품질학회(ASQ)로부터 한국인 1호 품질전문가(CQM) 자격까지 획득했다.

이 상무는 "미국에서 틈이 날 때마다 카디날 올드캐슬 등 대표적인 유리공장을 찾아가 공장에서 열렸던 각종 유리 관련 세미나에서 첨단기술을 배웠다"며 "우리 회사 설비 수준이나 제품 품질은 선진 기업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생산한 복층유리에 대해 10년간 품질보증을 하는 것도 이 같은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상무는 직원 교육에 관심이 크다. 중소기업은 납품일정 맞추기가 급급해 직원 교육이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상무는 2006년 10월부터 매주 수요일 오전 7시부터 1시간 동안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새벽교육'을 계속해오고 있다. 이미 1년6개월이 넘었다. 이 상무가 직접 미국에서 배운 유리가공기술과 품질교육 등을 가르친다. 이 상무는 "직원들의 의식 향상으로 품질이 높아지고 생산성도 좋아지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경영현장에 참여한 지 2년에 불과하지만 벌써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회사는 기술혁신을 통해 지난해 6월 KS규격보다 10배 이상 강화된 규정을 통과해야 하는 미국복층유리협회(IGCC)의 IGCC 인증을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따냈다. 또 강화유리 3장을 붙인 3중 복층유리를 작년 말 직접 개발,상품화했다.

토요일마다 직원들과 삼겹살을 먹으며 얘기를 나눌 때 이 상무는 행복하다. 그는 "올해 자산유리가 만든 복층유리를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에 끼운다는 비전을 실현하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고성능 복층유리 '솔라론'의 브랜드 파워를 키워 제2의 '보오미거울' 신화로 만들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