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테잎을 끊은 LG디스플레이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신세계도 예상대로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일단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미국 어닝시즌의 첫번째 주자였던 알코아의 실적은 예상치를 하회했다는 점에서 초반 분위기는 한국이 앞서고 있다.
시장의 관심이 실적으로 옮겨가면서 종목별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종목별 상승이 지수를 견인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아직 의구심이 남아있다. 다음주 금융기관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갈팡질팡하고 있는 미국 증시도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1일 우리투자증권은 "최근엔 낙폭 과대주까지 순환하며 주가가 반등했지만 낙폭 과대에 따른 가격 메리트가 희석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실적에 따른 주가 차별화가 뚜렷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재료에 따른 주가 반등이 가세하기는 하겠지만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진행될 이익 전망의 상향조정 기대감 등을 반영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1분기 어닝시즌은 초반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수출 기업들의 활약으로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미국의 경우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전망을 밑도는 실적 발표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황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주가에의 반영 여부"라면서 "1분기 주가 하락의 이유가 시장 전체에 대한 체계적 위험 확대였다는 점에서 개별 기업들의 실적이 증시 전체의 방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세계 경기둔화가 2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미국이나 국내 기업들이 2분기 전망을 공격적으로 내놓기 힘들 것이라는데 주목.
1분기 시장 하락으로 무차별하게 떨어진 주가의 복원력은 실적이 좋은 기업일수록 높겠지만 그 폭이 시장 전체의 상승을 이끄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황 연구원은 "이번 실적시즌의 관전 포인트는 관심의 초점이라 생각할 수 있는 금융주보다 여타 기업들의 실적 악화 전염 정도이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가 하락의 내성"이라고 판단했다.
미국의 기업실적 악화 우려는 주가에 크게 반영돼 있다는 점에서 실제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정도가 심하지는 않겠지만, 2분기 전망을 감안하면 안도랠리의 상단을 뚫고 올라갈만한 에너지 역시 확보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닝시즌을 맞아 기대수익률을 높이기 보다는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
한양증권 김지형 연구원은 "기대감과 불안감이 공존하는 까닭에 미국 증시는 적어도 금융주들의 실적 발표가 있는 다음주 중반까지는 횡보성 흐름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의식해 국내 증시내 외국인들의 매매도 불규칙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분간 시장이 매수주체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프로그램 매매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이를 감안할 때 옵션만기였던 전날 차익거래 청산 규모가 크지 않았다는 점이 향후 후유증에 대한 우려를 낳게 한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