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기업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직급은 대리에서 과장급의 이공계 출신 엔지니어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교육훈련을 마쳤고 업무경험도 웬만큼 쌓아 성과를 내고 있는 실무급들이기 때문이다.

기업들로서는 별도의 교육훈련 없이 곧바로 현장에 투입해 기존 직원들처럼 일할 수 있으니 예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대리∼과장급 엔지니어들에 대한 기업들의 애정표시는 예년에 비해 그 강도가 훨씬 세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화학이나 기계 건설 전기 전자 등 제조분야 기업들은 실무급 엔지니어를 구하지 못해 야단이다.

원인은 외환위기로 바뀐 기업의 인력운용 방식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2000년까지 3~4년 동안 기업들은 긴축경영을 하면서 과감하게 인력을 구조조정했다.

기존 사원들을 내보내고 신입사원 채용을 최소화했다.

그러다보니 인력구조가 왜곡되고 말았다.

당시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요즘 대리∼과장급의 고참 실무자층을 형성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기업에서 이 층의 인력이 얇아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워낙 숫자가 적다보니 그 중 몇 명이 회사를 떠나면 업무 자체가 마비될 정도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경력자 충원에 나서고 있지만 풀 자체가 적어 갈증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방에 위치한 회사들은 엔지니어 수급이 안돼 사업추친에 차질이 빚어지기까지 한다.

이 때문에 임원이나 고급인력을 주로 담당하는 헤드헌팅회사에도 대리∼과장급 엔지니어를 찾아 달라는 기업들의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기업 간 영입경쟁이 심화하면서 인사담당자들은 경력 엔지니어를 영입하기 위해,다른 한편으로 해당 분야 직원의 유출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엔지니어 전쟁, 즉 'war for engineer'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은 취업이나 이직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

우선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엔지니어들은 대기업으로 옮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또 과거 대기업에 근무했다가 그만둔 사람들도 복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나이가 많아 포기한 사람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기업문화가 맞지 않거나 자신에 대한 평가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직을 시도할 수 있다.

실무 엔지니어급 인재시장에서 칼자루는 이제 회사가 아니라 개인이 쥐고 있다.

경력관리가 잘 안돼 있는 사람이라면 이 기회에 자신의 경력을 수정하는 게 좋다.

이 같은 호기는 기껏해야 2년 안팎이면 끝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제조업의 엔지니어는 한 번쯤 자신의 경력관리 상황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경력이 잘 관리되고 있다면 굳이 고민할 이유가 없겠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판단한다면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

<신현만 커리어케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