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삼성특검 사무실에 두 번째로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 조사를 받았다.

이날 오후 2시께 출석한 이 회장은 '비자금 의혹에 대한 입장'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은 채 8층 조사실로 향했다.

이 회장의 변호인인 이완수 변호사는 "이 회장은 조사가 끝나고 나갈 때 소회를 말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검팀은 이 회장을 상대로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등 4건의 고소.고발 사건을 중심으로 한 경영권 불법 승계와 비자금 조성.관리,정.관계 및 법조계 로비 의혹 등에 걸쳐 미진한 부분에 대해 조사했다.

특검팀은 특히 삼성 전.현직 임원 명의의 삼성생명 지분 16.2%가 이병철 선대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상속 재산이라는 주장과 삼성증권 차명계좌 1300여개의 실체 등 비자금.차명재산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른 만큼 이날 조사가 끝나는 대로 이 회장에 대한 사법 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이 회장 이 외에도 전용배 전략기획실 상무와 황태선 삼성화재 사장을 소환 조사했다.

또 전날 '삼성생명 차명주식의 실제 주인은 이건희 회장이고,지난 1월 특검 조사에서는 거짓 진술을 했다'고 밝힌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을 12일 재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