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특검 2차 출두 … 차명주식 조사받아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검팀은 11일 이건희 삼성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조사했다.

지난 4일 이후 일주일 만이다.

삼성특검팀의 윤정석 특검보는 "(이번 2차 소환은)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미진한 부분을 조사하기 위한 것"이라며 "전날 '삼성생명 차명주식의 실제 주인은 이 회장이고 지난 1월 특검 조사에서는 거짓 진술을 했다'고 밝힌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의 발언 때문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5시간에 걸친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처음으로 그룹 경영진 쇄신에 대해 언급했다.

특히 미리 메모지에 발표문까지 적어 와 이를 참고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적극성도 보였다.

'경영진 쇄신' 관련 발언 때문에 한때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 아니냐"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그룹 고위 관계자는 "특검 수사로 그룹 전체가 4개월 가까이 경영 차질을 빚고 있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수사 결과도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회장 퇴진이나 지배구조 개편 등의 문제가 거론될 상황 자체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 회장은 또 1차 소환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자신의 책임론을 거론했다.

다만 이번에는 아랫 사람은 선처해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 회장은 "모든 것이 제 불찰이다.도의적이든 법적이든 제가 모두 책임을 지겠다"며 "아랫사람은 선처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특검팀은 이 회장의 2차 소환에 이어 12일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을 재소환해 조사를 끝내면 주요 핵심 인물에 대한 소환조사를 마무리지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막바지 소환 조사에 대한 정리 작업 및 기록 검토를 거친 후 특검 수사 최종 시한인 23일 이전 21~22일께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