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욕 월가에서는 향후 주가 흐름과 관련해 중요한 두 가지 경기논쟁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하나는 경기가 언제부터 회복될 것인가 하는 이른바 '단기 저점' 논쟁이다.

현재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와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월가 투자은행,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올 상반기(혹은 1분기) 저점을 형성한 뒤 하반기부터는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조지 소로스,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와 전미경제연구소(NBER) 등은 최소한 내년 말까지는 경기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하고 있다.

경기저점 논쟁은 주식을 언제 매입할 것인가와 관련해 아주 중요한 문제다.

다른 하나는 2010년 이후 미국과 세계경기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중장기 경기사이클' 논쟁이다.

버블론의 저자로 유명한 해리 S.덴트는 인구통계학적인 관점에서 2차 대전 이후 196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가 2010년 이후 은퇴하기 시작하면 2020년대 초까지는 대공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오래 전에 제시했다.

2020년대 초는 197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에코 붐 세대가 다시 소비계층(베이비붐 세대보다 계층이 엷음)으로 편입되면서 경기가 상승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미국 와튼스쿨 교수인 제러미 시겔 등은 텐트의 주장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후발국보다 미국의 위상을 너무 높이 본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2010년 이후에도 중국 인도 등에 의해 세계경기가 지탱해 나갈 수 있다는 '글로벌 해법'을 제시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벌어지는 이 사이클 논쟁은 장기 포트폴리오나 자산배분 전략과 관련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주가가 경기에 6개월에서 1년 정도 선행하는 점을 감안하면 덴트의 시각대로 2010년 이후 미국과 세계경기가 대공황에 빠지고 글로벌 증시가 장기침체 국면에 들어갈 경우 2009년에는 그때까지 보유한 주식을 처분,수익을 거둬들이고 안전자산인 국채나 우량회사채로 돌려놓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벌어지는 단기적인 경기저점 논쟁과 중장기적인 경기순환 논쟁을 조합하면 네 가지 '경우의 수'가 나온다.

즉 △올 하반기부터 회복한 경기가 2010년 이후에도 지속되거나,둔화된다 하더라도 주가흐름에 가장 적합하게 연착륙되는 장기낙관 시나리오 △올 하반기부터 회복한 경기가 2010년 이후에는 다시 침체되는 단기낙관 시나리오 △2010년 이후에나 경기 회복이 가능하다는 단기침체 시나리오 △이제 막 시작한 경기침체가 2010년 이후까지 연장된다는 장기 침체 시나리오 등이다.

물론 단기 경기저점 논쟁을 불러일으킨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중장기 경기순환 논쟁의 주요인인 인구통계학적 관점에서 미국 경제의 위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결론은 다를 수 있다.

다행인 것은 과거 금융위기국의 경험과 최근 들어 미국의 일부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점을 감안하면 시기가 문제이지 경기는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또 글로벌화가 급진전되는 시대에 있어서는 2010년 이후 인구통계학적인 관점에서 미국 중심의 장기침체설은 국가 간 인구이동 등에 의해 보완이 가능한 문제다.

단기적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것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펀드에 가입하는 것을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지 않나 생각한다.

객원 논설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