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의 올 임금 인상률이 평균 1%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의 주요 기업 199개사를 대상으로 노사간 합의된 금년 임금인상안을 조사한 결과 기본급 인상률은 1.91%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보도했다. 이는 작년의 1.80%보다 0.11%포인트 높은 것이다.

일본 기업들로선 2005년 이후 4년 연속 임금을 올린 셈이다. 금액으론 37세 근로자 기준 월평균 기본급이 30만5304엔(약 305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5870엔(5만8000원) 인상됐다. 하지만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실질 임금 인상률은 0.91%에 그친다.

업종별로는 자동차ㆍ부품 기계에선 전년보다 기본급 인상률이 높았던 반면 전기ㆍ전자 업종과 백화점 소매점 등 비제조업의 인상률은 전년보다 낮았다. 연말 상여금 인상률도 크게 둔화됐다. 비제조업에선 올 상여금이 작년보다 1.5% 줄어 3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수준을 밑돌았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수출 호조에 따른 기업들의 사상 최고 경영실적을 감안해 임금을 대폭 올려줄 것을 기업들에 요청했다. 근로자 임금 인상을 통해 침체된 내수를 진작해보려는 의도였다.

이에 대해 재계단체인 게이단렌의 미타라이 후지오 회장(캐논 회장)도 한때 "기업들의 적극적인 임금 인상을 용인하겠다"는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올초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으로 세계 경제위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일본 기업들은 임금 인상에 소극적인 자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과 그에 따른 소비 확대로 일본 내수가 되살아나기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