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는 중력이 없어 지상에서 사용하는 볼펜으로 제대로 글씨를 쓰기 힘들다.
볼펜심 뒤에 풍선을 단 뒤 풍선을 누르면 공기 압력으로 잉크가 밀려나오면서 글을 쓸 수 있다.
이씨가 13일 우주에서 첫 번째 일요일을 맞아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꿈의 지평을 우주로 넓히기 위해 이 같은 교육용 실험을 실시했다.
이씨에게 부여된 18가지 과학실험 중 5가지 교육용 실험은 모두 녹화돼 지구에 귀환한 후 교육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첫 번째 무중력 상태에서 씨앗이 어떻게 발아되는지 알아보는 시험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한 지난 10일부터 시작돼 귀환 전날까지 진행된다.
식물은 중력 방향으로 뿌리를 내리고 중력 반대방향으로 줄기와 잎을 뻗는데,중력 상태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가 관심이다.
13일엔 우주펜 및 식물 생장 실험과 함께 물리학의 기초 법칙이라 할 수 있는 뉴턴의 3가지 법칙이 무중력 상태에서도 적용되는지 확인하는 실험이 이뤄졌다.
뉴턴의 제1법칙인 '관성의 법칙',제2법칙인 '힘과 질량,가속도의 법칙',제3법칙인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 등이 컵,용수철,동반 우주인을 통해 무중력 상태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는 학생들의 흥미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15∼16일엔 물의 표면장력 및 무중력 공간에서 물의 움직임을 알아보는 '물방울 쇼'가 벌어진다.
무중력에 가까운 우주공간에서는 물을 옮겨 담는 간단한 일도 결코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주사기에 물을 담아 조금씩 밀어내면 무중력 공간에서는 물이 흘러내리거나 흩어지지 않고 허공에 동그랗게 속이 꽉 찬 물공을 이룬다.
하지만 이는 볼거리의 시작일 뿐이다.
물공 안에 살며시 주사기를 꽂고 공기를 불어넣으면 텅 빈 공간이 생겨나고 그 속에 작은 물방울들이 들어가 서로 충돌해 튕겨나가고 합쳐지는 등 다양하게 움직인다.
이와 함께 13일과 18일 2회에 걸쳐 이소연씨는 초ㆍ중ㆍ고생들과 아마추어 무선통신(HAM)을 실시할 예정이다.
ISS가 한반도를 통과하는 13일 오후 7시57분부터 7분가량 무선통신을 시도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ISS는 대낮이나 한밤중이 아닌 초저녁 시간에는 날씨가 맑을 경우 금성보다 다소 희미한 불빛을 나타내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ISS를 육안으로도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2일 오후 7시30분부터 15분간 ISS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우리나라 첫 우주인 이소연씨와 화상대화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얼굴 표정이 밝은데 힘들지 않으냐"며 이씨의 건강 상태를 물은 후 "임무를 마치고 무사히 지구로 귀환해달라"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