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친박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로 내홍에 휩싸인 가운데 차기 당권 경쟁에 나설 예비 주자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우선 6선에 성공한 정몽준 최고위원과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손학규 통합민주당 공동대표를 꺾은 박진 의원이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지역구인 대구에서 머물다가 20일 만에 상경한 박근혜 전 대표도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정 의원은 13일 "6선이니까 최고위원 5명을 뽑는 데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

(7월 전당대회에서) 당원들,국민의 심판을 받는 항상 그런 자세로 생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에 입당한 뒤 당의 요청으로 서울 동작을에 출마,가뿐히 당선돼 당의 선거 승리에 기여한 만큼 당권에 도전해도 손색이 없다는 얘기다.

당내 취약한 기반은 앞으로 다져나가기로 했다.

정 의원은 "당원들을 적극적으로 만날 계획"이라면서 "전당대회에서 1등을 하면 좋지만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는 없고,소위 말해 사전에 작전을 짜고 그럴 생각은 없다"고 당내 계보정치를 비판했다.

박 전 대표와의 경쟁에 대해서는 "경쟁은 협력하는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또 "저소득층의 양극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수단으로 교육이 중요하고 특히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위한 장학금 제도가 많이 생겨야 한다"며 "그런 관련 단체 같은 것을 하나 세워 3년 안에 몇 천억원을 만들고 계속 더 키워 보려고 한다"고 장학재단 추진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야당 대표를 누른 기세를 도약대 삼아 당권 도전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그는 "현 시점에서 (당권 도전에 대해) 부인하지는 않겠다"며 "7월 전당대회까지는 시간이 좀 있으니 심사숙고한 후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친박 당선자들의 복당과 관련,"가장 큰 문제가 당의 분열인데 뺄셈이 아닌 덧셈의 정치를 해야 한다"며 "이들의 복당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총선을 통해 '박근혜의 힘'을 과시했던 박 전 대표는 현재로선 자파 의원들의 조건 없는 복당에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외 친박 당선자 26명을 이른 시일 내 복당시켜 당내 친박 당선자 30여명과 함께 지지세력을 재결집시킨 뒤 당권 도전을 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 측근은 "박 전 대표는 당권과 관련해 일절 언급이 없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과의) 신의가 깨진 것을 바로잡고,당을 바로세우는 것이 급선무인데 당이 총선 민의를 인정하고 조건 없이 친박 당선자들에게 복당을 허용하는 게 그 첫 단추"라고 말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