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유소연(18·하이마트)이 한국 여자 프로골프 사상 처음으로 국내 데뷔전에서 우승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유소연은 13일 제주 제피로스GC(파72·길이 6264야드)에서 열린 '김영주골프여자오픈'(총상금 2억원) 3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쳐 합계 5언더파 211타로 2위를 4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첫날 선두에 나서 사흘 내내 선두를 뺏기지 않은 '와이어-투-와이어(wire-to-wire)' 우승이다.

우승상금은 3600만원.

지난해 10월 프로가 된 유소연은 12월에 열린 시즌 개막전 차이나레이디스오픈에서 초청 선수로 출전한 적이 있으나 국내 프로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여자프로골프에서는 데뷔전에서 우승한 사례는 아직까지 없으며 남자골퍼 중에는 김경태가 지난해 데뷔전을 포함,2개 대회 연속 우승컵을 안았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골프를 배운 유소연은 중학교 2학년 시절 바이올린과 골프를 놓고 고민하다가 "좀 더 재미있을 것" 같은 골프 쪽으로 진로를 잡았다고 한다.

키 168㎝인 유소연은 깔끔한 외모에 환한 미소가 일품이며 "마음에 들지 않는 옷을 입으면 샷이 잘 안되는 징크스가 있다"고 할 정도로 의상 코디에 유난히 신경 쓰는 선수다.

최종일에도 짙은 보라색 골프웨어를 입고 나와 맵시를 자랑했다.

유소연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30살 전후로 골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뒤 그 다음에는 골프 의류 디자인이나 매니지먼트 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경기가 끝난 뒤 신지애(20·하이마트)는 유소연을 포옹하며 "이제 내 시대는 끝났네"라고 격려했다고 한다.

신지애는 울퉁불퉁한 그린에 끝내 적응하지 못한 채 사흘 내내 오버파 성적을 내는 부진 끝에 합계 4오버파 220타로 공동 17위에 머물렀다.

신지애가 3라운드 내내 오버파 스코어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루키 라이벌'인 최혜용(18·LIG)이 합계 1언더파 215타로 2위에 올라 올해 신인들의 돌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