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중국 보아오포럼이 13일 하이난다오에서 사흘간의 일정을 끝내고 폐막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이번 포럼은 중국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줌과 동시에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공동시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녹색 아시아·변화를 통해 윈윈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중국 후진타오 주석을 비롯해 케빈 러드 호주 총리,존 레인펠트 스웨덴 총리 등 11개국 정상과 전 세계 1500여명의 정·관계 및 재계 지도자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오는 6월엔 런던에서 금융회의를 열기로 해 국제포럼으로서의 위상도 높였다.

후 주석은 개혁·개방 30년을 되돌아보는 개막식 연설을 통해 "세계의 다극화는 돌이킬 수 없는 추세로 경제의 글로벌화가 가속화되면서 중국의 미래는 세계의 미래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며 국제 무대에서 중국의 역할 강화를 강조했다.

그러나 티베트 사태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견지했다.

후 주석은 러드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와 달라이 라마 집단과의 갈등은 민족 문제도,종교 문제도 아니며 인권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며 "티베트 문제는 전적으로 중국 내정에 속하며 조국의 통일과 분열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보아오포럼은 대만과 경협 확대의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받는다.

후 주석과 샤오완창 대만 부총통 당선인의 회동이 그것이다.

이는 1949년 신중국 성립 이후 중국과 대만 간 최고위층의 접촉이다.

특히 중국과 대만이 1999년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와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를 통한 공식 대화를 중단한 이래 사실상 9년 만의 첫 정부 당국자 간 만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후 주석은 '양안 공동시장재단 이사장' 자격의 샤오 당선인으로부터 대만 대표단을 소개받고 "양안의 경제교류 협력은 역사적인 계기를 맞고 있으며 양측이 공동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샤오 당선인도 "양안이 경제협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샤오 당선인은 후 주석에게 △양안 직항의 신속한 실시 △중국인에 대한 대만 관광 개방 △양안 경제무역 정상화 △양안 협상 틀 복원 등을 제안했다.

이번 포럼에선 또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연대도 모색했다.

SK 최태원 회장은 아사아 재계 지도자로서는 유일하게 개막식 축사를 통해 "아시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녹색 아시아 전략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아시아 지역의 지속가능한 공동 발전과 성장을 위해서는 환경보호,에너지 절감,대체에너지 산업의 발전과 함께 기술 혁신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면서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제시했다.

한편 보아오포럼에 참석한 류밍캉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주석은 "중국 금융산업 개방은 반드시 절차에 따라 점진적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해 미국의 요구에도 불구,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