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는 오는 19일 미국 여성 우주인 페기 윗슨,러시아 우주인 유리 말렌첸코와 함께 소유스 귀환모듈을 타고 카자흐스탄 초원지대로 돌아온다.

이씨의 귀환 보따리 무게는 8.43㎏.이씨가 소유스 우주선을 탈 때 실은 각종 실험장비와 개인 소지품이 49kg 나갔던 것에 비하면 6분의 1로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이유는 비용과 직결돼 있다.

우주로 올라갈 때처럼 귀환시에도 소지품 무게에 따라 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기본 탑재 무게를 초과하면 우주선 발사 시에는 ㎏당 2500만원,지구 귀환 시에는 ㎏당 5000만원이 더 들어간다.


비용을 절감하려면 무게를 최소화할 수밖에 없다.

이씨는 태극기,유엔기,가족사진 등을 모두 가져올 예정이다.

그렇지만 무게가 많이 나가는 18가지 우주과학실험 관련 장치들은 대부분 국제우주정거장(ISS)의 폐기용 화물선에 싣고 결과물들만 가져오게 된다.

디지털카메라와 우주저울은 ISS에 선물로 남겨둘 계획이다.

과학실험 데이터들은 저장장치(SD메모리)에 담겨 지구로 돌아오며 모든 자료를 백업한 하드디스크도 가져온다.

저장장치에는 우주인의 심장박동을 24시간 측정하는 홀터장비 실험과 얼굴변화 실험 등의 결과가 담기게 된다.

또 'ISS 내부 및 지구관측'과 '5가지 교육실험'은 영상자료를 비디오테이프에 저장해 가져온다.

이씨가 ISS에 남기고 올 각종 실험 장비 등은 폐기용 우주화물선 프로그레스호에 쓰레기 등과 함께 실려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면서 모두 불타 사라지게 된다.

한편 이씨가 ISS와 도킹한 지 5일째를 맞는 15일 초파리실험과 식물생장실험 등을 진행하고 제올라이트 실험을 마칠 계획이다.

초파리 실험은 우주공간에서 노화가 빨리 진행되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계획됐다.

초파리들은 무중력 상태에 적응된 후 지구로 돌아오게 되는데 초파리의 수명이 60~100일에 불과하기 때문에 12일 동안 우주공간에 있게 된 초파리는 인간으로 따지면 12년을 무중력 상태에 산 것과 마찬가지다.

이들 초파리의 RNA와 일반 초파리들의 RNA를 비교하면 어떤 유전자가 많이 발현됐는지 알아볼 수 있다.

이번 실험을 기획한 건국대학교 조경상 교수는 "무중력 상태의 초파리가 날갯짓을 많이 해 그 결과로 초파리 몸속에 활성산소가 많이 생길 수 있다"며 "만약 활성산소 유전자가 실제로 많이 발현돼 있다면 우주노화의 원인으로 활성산소를 지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올라이트 실험은 선진국들이 그동안 ISS에서 많이 실시한 과학실험의 하나다.

지상 실험은 중력으로 입자가 고르지 못한 데 반해,우주공간의 무중력 상황에서는 완벽하게 같은 모양과 크기의 제올라이트 입자를 얻을 수 있다.

이소연씨는 총 1g 정도를 합성해 '결과 시료'를 지구로 가져오게 된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