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경영] 피와 땀 포스코 40년 ‥ 10년후 매출 100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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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창립 40주년 행사가 열린 지난 1일 포항 본사 대회의장.이구택 회장의 자신에 찬 선언에 단상에 앉은 20여명의 창립멤버들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
포항의 모랫바람을 맞으며 보낸 젊은 시절.밤새 얘기해도 모자랄 애환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듯했다.
1968년 박태준 명예회장이 포항 영일만 허허벌판에 '포항제철' 깃발을 꽂은 지 40년이 흘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자산규모 16억원의 '꼬마 제철소'는 어느덧 세계 2위권의 초대형 철강회사로 성장했다.
순탄치만은 않았다.
국내외에서 반대의견이 빗발쳤고 힘들여 진행한 공사를 갈아엎은 것도 수차례였다.
회사 문을 열긴 했지만 돈과 기술,인력 등 모든 게 턱없이 부족했다.
대일청구권으로 받은 자금을 전용하자는 아이디어가 채택되면서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모자란 기술은 신일본제철을 설득해 어렵게 전수받았다.
여기에 전 임직원의 피와 땀이 더해졌다.
'제철소 건설에 실패하면 모두 오른쪽으로 돌아서 영일만에 빠져 죽자'는 '우향우 정신'은 그후 포스코의 전설이 됐다.
'불혹(不惑)'의 포스코는 이제 미래를 이야기한다.
또 다른 40년도 쉬운 길은 아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원자재 가격,아르셀로미탈이라는 공룡 철강회사의 등장 등 헤쳐나가야 할 난관이 산적해 있다.
포항제철소에서 첫 쇳물을 뽑아낸 1973년의 매출액은 고작 416억원. 5년 만에 3000억원을 넘어섰고 창립 30주년이던 1998년에는 10조원을 돌파했다.
창립 50주년이 되는 2018년에는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기로 목표를 잡았다.
올해 예상 매출액(34조3000억원)의 3배 규모다.
이 회장은 "지난 40년간 매년 10% 이상 성장해 온 저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10년도 기술개발과 혁신의 속도를 높여 반드시 100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업다각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윤석만 포스코 사장은 "10년 뒤 매출의 70%는 철강부문에서 뽑아내고 나머지 30%는 에너지 정보통신(IT) 등 비철강부문에서 뒷받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밝힌 대우조선해양도 사업다각화의 일환이다.
대우조선해양이 강점을 갖고 있는 해양 플랜트 부문을 포스코가 뒷받침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철강 생산량 확대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포스코는 현재 연간 3000만t 규모의 조강 생산능력을 향후 10년 안에 5000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주요 생산공장은 해외에 짓는다.
핵심 거점은 인도와 베트남.인도에는 연산 1200만t 규모의 제철소를 착공할 예정이다.
부지 확보와 광산 탐사권 획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올해 안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첫 삽을 뜨겠다는 각오다.
베트남 제철소 건설 여부는 올 상반기 중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베트남 일관제철소에 대한 타당성 검토는 이제 거의 마무리단계다.
5월 중 검토 자료를 베트남 정부에 제출하고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다.
김진일 포스코 전무는 "베트남 정부로부터 오는 11월까지 투자허가를 받은 뒤 부지조성 공사 등을 거쳐 내년 4월께 제철소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50억달러를 투자해 베트남 반퐁만에 연간 생산량 400만t규모의 제철소를 지을 예정이다.
해외 생산기지에는 포스코가 작년에 세계 최초로 개발한 '파이넥스 공법'을 적용한다.
이 공법은 덩어리 형태의 철광석이 아닌 가루형태의 분광을 이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기술로 환경오염이 적고 원료비가 절감되는 장점을 갖고 있다.
포스코는 100조원 매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추진 전략을 알파벳 'S'로 시작하는 세 가지 문구에 담았다.
첫 번째는 '사이즈업(size up)'.조강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두 번째는 '스피드업(speed up)'.경영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업체질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세 번째는 '시너지업(synergy up)'으로 국내외 계열사와 출자사를 아우르는 연결경영체제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