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헌 감독(81)이 1966년 제작한 국내 첫 극장용 애니메이션 '홍길동'의 필름 원본이 발굴돼 내달 일반에 공개된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지난해 말 일본에서 입수한 '홍길동'의 16㎜ 판본을 복원해 내달 9일 시작되는 영화박물관 개관기념 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상영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영화 필름이 보존되지 않아 기록으로만 남아있던 '홍길동'은 지난해 말 애니메이션 연구자인 김준양씨의 제보로 소재가 파악됐다.

신동헌 감독은 이날 "1966년 제작을 완료했고 대한극장에서 상영한 것이 1967년 1월이었다"며 "41년 만에 다시 보니 잃었던 자식을 되찾은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홍길동'은 세기상사주식회사가 35㎜ 필름에 66분짜리로 만든 애니메이션.세기상사는 당시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진로소주 광고를 히트시킨 신 감독에게 제작을 맡겼다.

신 감독 외에 10명의 애니메이터와 30명의 제작진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기본 토대는 신 감독의 동생인 신동우 화백이 소년조선일보에 연재해 인기를 모았던 '풍운아 홍길동'이었다.

신 감독은 "10분 분량을 석 달 걸려 만들었지만 버리기도 하고,인건비 180만원이 두 달 만에 떨어져 빚을 얻어야 했다"며 제작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