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와 수급불안 우려로 국제유가가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5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 시간외 거래에서 112.48달러까지 올라 지난 9일 기록한 장중 최고치 112.21달러를 넘어섰다.

블룸버그통신은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회담에서 달러 약세를 막기 위한 노력이 실패하면서 약달러 추세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졌다"며 "원유시장에 다시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날 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1.62달러(1.5%) 오른 배럴당 111.76달러에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5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14일 1.10달러(1%) 오른 배럴당 109.85달러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배럴당 110.01달러까지 올라 처음으로 110달러 선을 넘어섰다.

유가 강세는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유 등 상품 투자에 자금이 다시 몰렸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워싱턴에서 열린 G7 재무장관 회의에서 달러화 약세 문제가 논의됐으나 환율시장 공동 개입 등의 행동방침이 정해지지 않아 약달러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해 9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 이후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 대비 12% 떨어진 반면 유가는 37% 상승했다.

원유 수급에도 먹구름이 끼면서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 최대 석유생산업체인 루코일의 레오니트 페둔 부사장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러시아의 석유 생산량이 사상 최고치인 하루 1000만배럴에 달했으며 앞으로 이보다 많은 양을 생산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해와 멕시코에 이어 러시아 원유 주산지인 시베리아 서부 지역에서도 석유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다"며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수요를 채우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