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3월 명품매출 작년보다 24%↑

원화 약세 … 명품족 해외소비 국내로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국내 명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경기에 덜 민감한 부유층의 명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데다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국내 진출이 늘고 백화점들도 명품 매장을 확장한 때문이다.

특히 올 들어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무박 2일'식 해외 원정 명품쇼핑족이 줄어든 대신 국내 백화점.면세점의 명품고객이 늘어난 것도 주요인으로 풀이된다.

15일 지식경제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3사의 지난달 명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4.1% 증가했다.

지난 1월(20.3%)과 2월(19.4%)에 비해 매출 증가세가 가팔라졌고,지난달 백화점 전체 매출 증가율(6.7%)에 비해 2.6배나 높았다.

이달 4일부터 시작된 백화점 정기세일에서도 명품 강세는 이어지고 있다.

정기세일 첫 주말인 지난 4~6일 갤러리아백화점 명품 매출은 지난해 봄 정기세일 첫 주말보다 40.5%나 급증했다.

롯데(26.2%).현대(23.6%).신세계(20.0%) 등 대형 백화점 3사도 일제히 20%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명품 판매가 급증한 것은 백화점들이 명품 수요를 겨냥해 입점 브랜드를 확대하고 편집매장을 잇따라 열어 고객잡기에 나선 것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세계는 지난해 3월 본점 구관을 명품관으로 새로 개장하면서 서울 강북에 처음으로 에르메스 매장을 유치했고 올초에는 주크,시바이클로에,콤데가르송 등을 새로 선보였다.

롯데백화점도 명품관 에비뉴엘에 프리미엄급 시계와 남성복 편집매장을 새로 열었고,갤러리아는 올 들어 키톤,코르넬리아리 등 명품 남성 정장 제품군을 확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명품 판매 증가는 부유층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도 하나쯤은 갖고 싶어하는 명품 선호 현상이 반영된 것"이라며 "이를 겨냥한 백화점들의 명품 유치 및 마케팅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올 들어 원.엔 환율이 급등하는 등 전반적인 환율 상승(원화 약세)으로 인해 해외 여행객이 줄어든 것도 국내 명품 판매 호조의 주요인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준하 갤러리아 영업관리팀장은 "원화 약세로 해외 원정 쇼핑객들이 감소한 것도 국내 백화점 매출 신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특히 명품 매출 신장은 부유층들의 해외 소비가 국내로 돌아오고 있는 징후로 보인다"고 말했다.

면세점들도 환율 상승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명품을 주로 판매하는 소공동 롯데면세점의 경우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15% 증가했다.

관계자는 "1년 전에 비해 엔.원 환율이 100엔당 200원가량 높아지면서 일본인 등 외국인 매출이 20% 늘어난 데다 외국보다는 국내에서 명품을 사려는 내국인들도 확연히 늘었다"고 전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