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에 사는 김미순씨(48.가명)는 '묻지마 재개발 투자'를 후회하고 있다.

작년 9월 그는 서울 은평구 응암8구역 재개발 주택(대지 50㎡)을 1억9000만원에 샀다.

추가 부담금 2억8000만원을 내면 105㎡(32평)형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런데 한 달 뒤 감정평가액이 예상했던 1억6000만원에 훨씬 못 미치는 1억2000만원으로 결정됐다.

추가 부담금이 3억5000만원으로 불어났다.

인근의 같은 규모 아파트 시세가 5억4000만원이니까 '투자실익=0원'이다.

금리를 감안하면 오히려 손해다.

이처럼 서울시내 재개발 지역과 뉴타운에서 투자금이 시세를 밑도는 '깡통 입주권'이 속출하면서 투자 경보가 울렸다.

게다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4일 뉴타운 추가 지정에 신중론을 제기하면서 뉴타운 후보지 및 재개발 예정지에 대한 투자 분위기도 더욱 냉랭해졌다.

투자가치가 많이 떨어진 지역은 서울 은평구 응암7~9구역과 서대문구 가재울3,4구역,성동구 금호17~19구역 등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았거나 인가 직전에 있는 곳들이다.

이들 구역은 작년 10월부터 연말까지 감정평가를 받은 결과 심한 경우 평가액이 시세의 50~60%(응암8구역)밖에 나오지 않았다.

실망 매물이 늘면서 가재울4구역의 경우 작년 12월 감정평가를 전후해 2억4000만원 하던 대지 26㎡ 주택이 1억8000만원으로 25% 하락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